지난해 8월 19일 오후 3시 50분경 전북 전주시 산정동 K병원. 이모 씨(36·고물수거업)가 친구인 한모 씨(36)와 함께 지인의 병문안을 왔다. 두 사람은 지인의 몸 상태를 주제로 얘기를 나눈 뒤 병실을 나서 엘리베이터 앞으로 왔다. 그 순간 한 씨가 갑자기 방귀를 뀐 뒤 가스를 손에 담는 제스처를 하고 그 손을 이 씨 얼굴에 댔다. 순간적으로 화가 난 이 씨는 한 씨 멱살을 잡고 한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멱살을 잡힌 한 씨가 계속해서 놀려대자 이 씨는 화를 못 참고 곧장 병원 화장실로 뛰어갔다. 이 씨는 그곳에서 대걸레를 가져와 한 씨 머리와 팔, 허리 등을 내리쳤다. 부상을 당한 한 씨는 곧바로 진단서를 끊어 이 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친구 사이에 벌어진 순간적인 다툼이 법적 분쟁으로 비화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보고 ‘없었던 일’로 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검찰은 폭행 정도가 심하다고 보고 이 씨를 폭행 혐의로 약식 기소했다. 이 씨는 시빗거리를 만든 쪽이 한 씨인데도 자신이 약식 기소된 것은 억울하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전주지법 형사5단독 진현섭 판사는 22일 이 씨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현장에 있던 폐쇄회로(CC)TV 화면 등 증거자료를 볼 때 피고인의 폭행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