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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설설끓는 영남더비…설 때문이야♬

입력 | 2011-04-25 07:00:00

다시 불지핀 포항-울산 라이벌전



포항 조찬호(왼쪽 아래)가 23일 스틸야드에서 열린 울산 현대의 경기에서 후반 21분 교체 투입돼 12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자 동료들이 축하해주고 있다.


설기현 울산 이적 계기 맞수 부활
관중 몰리고 설기현 볼잡으면 야유
경기도 백중세…새 흥행카드 부상
‘어게인, 포항-울산 라이벌전.’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가 23일 스틸야드에서 1만4394명의 관중이 모인 가운데 올 시즌 첫 맞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홈팀 포항의 2-0 승. 두 팀은 영남 지역을 대표하는 K리그 전통의 라이벌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명승부를 연출했다.

1998년 플레이오프는 K리그 최고 경기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라이벌 의식이 많이 약해졌지만 설기현(32·울산·사진) 이적을 계기로 분위기가 다시 달아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설기현 이적 촉매제

올 시즌을 앞두고 포항에서 울산으로 이적한 설기현이 본인 의사나 팀 사정과는 별개로 라이벌 전 촉매 역할을 했다. 23일 포항 팬들은 설기현이 볼만 잡으면 심한 야유를 쏟아냈다. 설기현을 자극하는 플래카드도 여럿 걸렸다.

K리그에서 특정 서포터가 특정 선수를 90분 내내 야유하는 건 그리 흔치 않은 일이다. 포항 주장 김형일이 설기현과 몸싸움을 벌인 뒤 홈팬들을 향해 ‘더 크게 환호해 달라’며 두 팔을 번쩍 들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평소에는 깍듯한 후배지만 그라운드 안에서 양보는 없었다.

설기현도 베테랑답게 의연하게 대처했다. 전반 중반 야유하는 포항 팬들을 향해 오히려 박수를 쳤다. 마치 ‘미안하다. 그만 용서하고 잘 좀 봐 달라’고 말하는 듯 했다. 경기 도중 포항 벤치로 가 선수들 사이에서 물을 같이 마시는 여유도 보였다.

설기현은 전반 한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며 기대했던 골 사냥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풀타임 뛰며 팀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 경기력도 백중세

엇비슷한 경기력은 라이벌 전의 필수 요소다. 최근 두 팀의 라이벌 의식이 옅어지는 데는 포항 쪽으로 다소 기운 듯한 경기력도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올 시즌에도 23일 경기 전까지 포항은 4승2무였고 울산은 2승1무3패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백중세였다. 두 팀은 시종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포항 황선홍 감독이 울산 측면을 봉쇄하기 위해 평소보다 좌우로 좀 더 넓게 벌려 서자 이 틈을 타 울산이 미드필드에서 우위를 점했다. 울산은 K리그 최강 포항과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경기 점유율은 50대50으로 팽팽했고 슈팅 숫자는 11대6으로 울산이 더 많았다.

황 감독 역시 “울산이 상당히 연구를 많이 하고 나와 생각만큼 우리 패스 플레이가 안 돼 고전했다”고 털어놨다. 포항은 황 감독이 막판 승부수로 던진 교체 멤버 조찬호와 슈바가 연속 골을 터뜨려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포항과 울산의 정규리그 두 번째 맞대결은 10월16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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