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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불균형 완화 어떻게

입력 | 2011-04-26 03:00:00

서비스업 키워 양질 일자리 창출… 소비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해야




소득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원인은 선진국에 비해 빠르게 느는 빈곤층과 부족한 사회안전망이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09년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은 15.2%로 31개 회원국 가운데 여섯 번째로 높다. 상대적 빈곤율은 전체 소득을 기준으로 한가운데에 위치하는 소득(중위소득)의 절반도 못 버는 가구의 비중으로 칠레 멕시코 터키 등을 제외하면 한국은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은 2006년에는 14.6%로 OECD 회원국 가운데 8위였다.

이처럼 빈곤층은 늘어난 반면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주가가 오름에 따라 고소득층이 월급 외에 높은 투자소득을 올리면서 소득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자산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순자산 지니계수는 지난해 0.63으로 나타났다.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도가 높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소득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최선의 대책은 일자리 창출이라고 입을 모은다. 비정규직 같은 취약층 근로소득자뿐만 아니라 영세 자영업자의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 소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소득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서비스업 규제를 완화하고 청년 창업 지원을 통해 소득 불평등을 완화할 방침이지만 이익집단의 반발 때문에 규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수출 지향 대기업의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는 만큼 서비스산업을 활성화해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늘리고 내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패자부활’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선심성 재정지원과 중복 지원된 복지사업들을 과감히 정리하는 대신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영세 자영업자나 취약한 근로소득자에 대한 지원을 늘려 복지지출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국의 소득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OECD 회원국 가운데 10위권으로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부의 재분배’ 효과는 낮은 수준이다. 부의 재분배 효과는 정부가 세금을 거둬들이기 전 소득을 기준으로 한 시장소득 지니계수와 세금을 제한 가처분소득 지니계수의 차로 계산된다. 한국은 지난해 시장소득 지니계수가 0.341, 가처분소득 지니계수가 0.310으로 두 지표 간 차는 0.031에 그쳤다. 선진 복지국가로 꼽히는 벨기에(0.22), 스웨덴(0.20)은 물론이고 소득 불평등이 심각한 것으로 평가되는 미국(0.08)과 비교해도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성과평가실장은 “그동안 기업 복지 중심으로 사회보장제도가 도입되면서 비정규직 같은 취약계층이나 저임금 근로자, 자영업자에 대한 복지 혜택은 여전히 낮다”며 “양극화를 막기 위해선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