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기술개발력 손내밀고 중소기업, 경쟁력향상 노력화답
한국사회 지속가능 발전 가능해져

그래픽 이고운 leegoun@donga.com

오늘날 글로벌 경쟁은 대기업만이 겪는 ‘그들만의 전쟁’이 아니다.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하기 위해 300개 이상의 1차 협력사로부터 2만5000개의 부품을 공급받아야 한다. 선박 한 척을 만들려면 2000여 개의 1차 협력사로부터 90만 개의 부품을 조달해야 한다.
지난해 9월 청와대에서 열린 동반성장대책회의를 계기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을 강화해 함께 경쟁력을 높여가야 한다는 ‘동반성장’이 국가적 어젠다로 자리 잡았다. 기업들의 추진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해온 이런 노력이 대-중소기업 상호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일방적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단순 자금 지원에 집중됐던 것도 사실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 양금승 소장은 “대기업이 축적한 경영 및 기술개발 노하우를 중소기업에 효율적으로 전수하는 데 협력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대기업의 역할만큼 중소기업의 자구 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은 대기업의 노력만으로 될 일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대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협력사를 비롯한 우리 사회와 상생할때 지속가능한 발전이 이뤄진다. SK브로드밴드·현대자동차 제공
기업은 사회공헌활동을 비용이나 준조세로 여길 것이 아니라 사회와 함께 지속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회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활동’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좋은 성과를 거둔 기업이 사회적 기여를 많이 하고, 또 다시 성과가 좋아지는 식으로 선순환이 이뤄지면 기업과 사회는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이 위기관리 수단으로서뿐만 아니라 브랜드 관리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장기적으로 경영성과를 높일 수 있는 경영전략이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미국 시카고 드폴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속가능경영 프레임을 실천하는 기업의 시가총액(주식수×주가)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2.5∼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지 않아 기업의 명성과 시장가치가 훼손되면 기업의 장기적 경쟁력 향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