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가=기업가… 제3 산업혁명 온다”
LG CNS 제공
‘롱테일 경제학’ ‘프리(Free)’ 등의 저자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앤더슨 편집장은 기조연설 후 인터뷰에서 “소비자가 직접 차를 만들 수 있도록 자동차 공장을 빌려주는 산업, 각종 공구를 빌려주는 기업이 이미 생겨나고 있다”며 “큰 공장을 짓고 많은 이를 고용하는 제조업의 시대가 저무는 중”이라고 말했다.
○ 인터넷 이후의 산업혁명
하지만 인터넷이 이를 바꿔놓았다. 인터넷 시대에는 대학 기숙사에서 만든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서비스의 발명가가 곧 기업가로 성장하곤 했다. 앤더슨 편집장은 “이제는 제조업의 영역으로도 인터넷의 원리가 들어오게 된다”며 “이것이 제3의 산업혁명”이라고 강조했다.
앤더슨 편집장은 5만7000달러를 내면 공장설비를 빌려줘 직접 자동차를 만들게 하는 회사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차의 품질보다는 아이와 함께 2주 동안 작업복을 입고 자동차를 만든 뒤 이 차를 타고 집에 오고 싶어 하는 틈새 소비자를 노린 것”이라며 “이처럼 변화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빠르게 만족시키며 작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기업들이 늘면 ‘평균치 제품’을 대량생산하는 대기업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일자리 문제가 걱정
앤더슨 편집장은 “과거에는 ‘가장 뛰어난 인재는 당신 회사에선 일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유행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가장 뛰어난 인재가 직접 회사를 차릴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 기업이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렇게 뛰어난 사람들이 시장을 독점하면 평범한 사람들의 일자리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인터넷이 상거래를 흡수하면서 백화점이 위협을 받기 시작했고, 음악을 인터넷으로 거래하면서 CD 산업도 붕괴 직전에 몰렸다. 제조업에도 이런 방식이 도입된다면 더 큰 실업 위기가 오지 않을까 물었다.
앤더슨 편집장은 “기업가와 창조자에게 이런 변화는 기회지만 그들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일자리는 나도 걱정이다. 그 문제는 정부가 해결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20세기의 산업이 한 번에 다 교체될 리는 없고 제3의 산업혁명은 50년 정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비즈니스는 우리의 일상에 존재한다”며 “늘 하는 일을 사업화하기에 어느 때보다 좋은 시대가 지금”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