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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고시에 ‘경찰직’ 신설 추진

입력 | 2011-04-27 03:00:00

조청장 “우리만 5급채용 없어”… “경쟁 부채질” 내부 반발 조짐




경찰이 5급 경찰 채용을 위해 행정고시에 ‘경찰직’을 새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찰이 행정고시에 경찰관 채용을 포함시키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는 공무원 정원 확충 또는 행시 내 다른 선발부문 인원 축소 등의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26일 경찰청에 따르면 조현오 청장은 최근 “경찰관 채용 경로는 다양할수록 좋다”며 “다른 정부조직과 달리 경찰만 5급 채용경로가 없는 것도 문제”라며 보완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현재까지 경찰 입문 과정은 크게 경찰대 졸업생 및 간부후보생(7급)과 순경 공채(9급)로 나뉘며 비정기적으로 사법시험이나 행정고시, 외무고시 합격자를 사무관급인 경정으로 특채해 왔다.

경찰의 이 같은 시도는 경찰 위상 강화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다른 기관은 5급부터 시작하는 고위급 입직 경로가 있는데 경찰만 급수가 낮게 시작하는 것이 조직 위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다양한 채용 경로를 마련하면 조직 순혈주의를 타파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행정고시에 검찰사무직이나 출입국관리직까지 있는데 별도의 경찰직을 설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행정고시 내 경찰직 설치안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고 있으며 곧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경정 특채’를 없애고 10여 명 안팎의 인원을 뽑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 행정고시 선발인원은 일반행정직과 법무행정직 재경직 등 9개직에 255명이다.

하지만 경찰의 5급 행시 채용 추진은 상당한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정원 안에서 경찰직을 만들 경우 타 직군의 인원 축소가 불가피하며 행시 정원을 늘릴 경우 공무원 정원 증가라는 벽에 부닥치기 때문이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