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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재정 “나도 이제 문턱에 섰다.”

입력 | 2011-04-29 03:00:00

퇴진의사 거듭 밝혀… 개각 맞물려 거취 관심




“나도 이제 문턱에 섰다.”

여당의 4·27 재·보궐선거 패배로 일부 부처의 개각이 유력한 상황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저녁모임에서 던진 말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강만수 장관에 이어 2009년 2월부터 경제수장을 맡아온 윤 장관의 재임 기간은 2년 2개월에 이른다. 이에 따라 관가는 벌써부터 후임 장관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윤 장관은 비교적 무난하게 각종 경제 난제를 풀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본인은 연초부터 떠나고 싶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혀 왔다. 그는 지난달 초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물가 책임과 관련해) 힘든 짐을 내려높고 싶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달 들어선 13일 비서실장을 다른 자리로 옮긴 뒤 2주가 넘도록 후임을 정하지 않고 있다. 개각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재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장관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소방수로 비상상황을 보낸 이후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15박 16일 출장 등 강행군을 하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쳤다는 것. 노태우 정부 이후 2년 넘게 재임한 경제팀 수장은 그가 유일하다. 재정부 내에서는 벌써부터 후임 장관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일부 재정부 관료는 “청와대 실무진에서 윤 장관 후임을 몇 차례 올렸으나 모두 거절당해 유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백용호 대통령정책실장과 윤진식 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한 재정부 고위 관료는 “3기 경제정책팀 수장이 온다면 MB 정부가 밝혔던 경제정책을 잘 매듭지을 수 있는 ‘마무리 투수’가 와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을 잘 보듬고 갈 수 있는 경제관료 출신이 오는 것이 좋고 그런 측면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이번 주말 개각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3기 경제정책팀의 포진과 컬러, 과제에 대한 분석도 나온다. 정종환 장관의 후임으로는 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 최재덕 대한주택공사 사장,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1차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 후임으론 박승환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 등의 이름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3기 경제팀이 꾸려지면 그동안 추진해왔던 동반성장 대책과 체감경기 부진, 중산층 복원, 주택시장 변화 등 대기업을 견제하고 경제구조를 개선하는 정책들에 한층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이번 선거 패배의 중요한 원인이 서민생활의 어려움이었던 만큼 친기업 정책에서 대기업 견제 정책으로의 방향 선회가 좀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