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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프라이버시정책 담당자 크리스틴 첸 씨

입력 | 2011-05-02 03:00:00

“위치정보 누구나 접근 가능하다면 중대한 프라이버시 침해”




크리스틴 첸 구글 글로벌정책 분야 커뮤니케이션 선임 매니저가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에서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구글은 위치정보 수집, 공유 및 사용에 대해 사용자에게 사전 통지한다”고 강조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구글도 불똥을 맞았다.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사용자도 모르게 개인 위치정보를 저장한 사실이 밝혀지자 미 의회가 10일(현지 시간) 구글까지 불러 청문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애플이 최근에야 “버그(bug·실수)였다”고 해명한 것과 대조적으로 구글은 문제가 불거지자마자 “우리는 사용자가 동의해야만 위치정보를 수집한다”며 사용자의 정보통제권을 강조했다.

크리스틴 첸 구글 글로벌정책 분야 커뮤니케이션 선임 매니저가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구글의 프라이버시정책 담당자인 그는 같은 날 열린 한국 최고개인정보관리책임자(CPO) 포럼 참석차 방한했다.

그는 “구글은 수많은 잘못된 경험으로부터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배운다”며 “우리가 얻은 교훈은 ‘그 어떤 순간에도 정보 수집에는 사용자의 자기 통제권이 가장 먼저 보호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이든, 사용자의 동의를 구하든 구글은 도대체 왜 정보를 수집하는가. 어떤 정보를 모으는가. 미 의회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첸 씨가 먼저 한국에서 말문을 열었다.

―이번 위치정보 수집 논란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은….

“구글은 (애플과 달리) 위치정보 수집, 공유 및 사용에 대해 사전 통지함으로써 사용자들이 통제권을 갖도록 한다. 구글 위치정보 서버에 전송되는 모든 정보는 익명으로 처리되며, 개별 사용자나 기기와 연결되지 않아 추적되지 않는다.”

인터뷰에 합석한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스마트폰을 열어 ‘검색결과 및 기타 서비스 향상을 위해 구글에 위치정보를 제공하시겠습니까?’라는 동의 여부를 묻는 항목을 보여줬다.

―만약 이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이런 사용자로부터는 구글 데이터(DB) 구축을 위한 정보수집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보수집을 거부한 사용자도 구글 지도와 구글 어스 등 위치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구글은 이런 사용자 위치정보를 수집해 무엇을 하려 하는가.

“스마트폰으로 어떤 장소를 찾을 때 ‘내 위치’가 표시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 우리가 얻는 위치정보가 많을수록 서비스의 정확도는 높아진다. 구글의 사명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접근 가능하고 최대한 유용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얼마 동안 저장하나.

“매우 제한된 기간만이다. 보안상 구체적 기간을 밝힐 수는 없다.”

이번 위치정보 수집 논란과 별개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3월 말 “구글이 사용자 개인정보를 다루는 데 부주의했다”며 향후 20년간 구글의 개인정보 활용을 감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FTC가 개인정보 수집과 관련해 기업에 대해 혐의를 확정지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은 지난해 ‘스트리트 뷰’ 서비스를 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거리정보를 수집하던 중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까지 수집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구글은 개개인에게 통제권을 줘야 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준법을 강조하는 새 프라이버시 정책을 도입하고, 프라이버시 조직을 강화했다.”

―당신은 2008년 구글에 입사하기 전 ‘포천’ ‘포린 폴리시’ 등의 기자로 일했다. 구글이 입사 인터뷰 때 어마어마한 검색력과 정보로 당신의 정체를 샅샅이 해부하진 않았나.

“구글에 들어올 때 무려 11번의 인터뷰를 거쳤다.(웃음) 그런데 난 예전부터 개인 웹 사이트에 신상정보를 올려놨다. 이런 ‘개방성’이 모이고 모여 인터넷을 유용하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인터넷에서 사용자들이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팁은….

“첫째, 패스워드를 안전하게 만들고 자주 바꿔라. 둘째, 프라이버시 관련 설정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라. 셋째, 자신에 대한 어떤 정보가 인터넷에 있는지 점검하라.”

―정보가 많을수록 혁신적인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동시에 사용자 프라이버시 침해의 우려가 있다. 그 균형점은 어디가 될까.

“사용자 개개인이 이 질문에 답해야 하지 않을까. 사람에 따라 원하는 수준이 다를 것이다. (따라서 개인에게 정보통제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구글은 좋은 균형점을 찾기 위해 프라이버시 정책을 알기 쉬운 말로 널리 알리고 있다. 유튜브의 ‘구글 프라이버시 채널’(youtube.com/user/googleprivacy)부터 일단 들러봐 주시길….”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사용자에게 통제권을 줬다는 이유만으로 구글이 떳떳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구글이 수집한 정보가 혹 사용자들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는지 청문회 등에서 철저히 가려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