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세시봉’ 문 닫다
가수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요즘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그들의 위상이 다시 재조명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이들. 바로 ‘세시봉 친구들’이다.
그들의 활약했던 무대, 서울 서린동의 음악감상실 세시봉이 1969년 오늘, 문을 닫았다. 개관 17주년을 불과 23일 앞둔 날 아침이었다.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 ‘이씨 아저씨’로 불린 주인 이흥원 씨는 1968년 11월에 계약이 만료됐지만 새롭게 문을 열 장소를 찾지 못하고 결국 감상실 문을 닫았다.
세시봉은 르네상스 등 당시 대부분의 음악감상실이 클래식을 주로 다루던 상황에서 처음으로 대중가요를 전문적으로 틀어주던 공간이었다. 1963년 이 씨가 인수한 뒤 종로 YMCA 건물 뒤편과 소공동을 거쳐 서린동(현 SK건물 인근)에 자리를 잡았다.
세시봉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음악감상실의 틀에서 벗어나 당대 젊은이들의 문화가 소통하는 곳이었다는 점이다. 이들은 한국적 포크음악의 실마리를 마련하며 젊은이들을 사로잡았고 이는 1970년대 청년문화의 한 출발점이 됐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