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일(현지시각)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9·11 테러의 배후인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다고 공식 발표함에 따라 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한 채 상황 전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 당국 차원의 공식 정보가 들어와 있지 않지만 이번 사건에 따른 미국의 대(對) 아프간·중동정책 변화와 알 카에다의 발호 가능성을 점치며 앞으로의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외교통상부 고위당국자는 2일 "현재로서는 특별한 반응을 보일 만큼의 정보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이며 전체적인 상황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알 카에다의 활동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알카에다 조직은 이미 빈 라덴의 변고사태에 대비해 정교하게 준비돼 있는 조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오히려 사살된 빈 라덴이 '순교자'로 부각되면서 알카에다 조직을 비롯한 강경 탈레반 세력이 다시 발호하며 대대적인 반격을 가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직접적인 반응을 자제하는 것도 이 같은 알 카에다 조직의 발호 가능성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아프간 현지에서는 탈레반 세력이 정부 시설과 외국군 주둔기지에 대해 '춘계 대공세'를 준비 중이라는 첩보가 입수돼 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정부는 아프간 현지 지방재건팀(PRT)와 보호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차리카 기지를 중심으로 대테러 활동과 방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앞으로 아프간 현지의 사회재건 활동이 더욱 긴요해지고 그러려면 PRT 활동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현지 치안확보 차원에서 보호 병력도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당분간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외교가에서는 빈 라덴 사살로 현재 오바마 미 행정부가 추진 중인 아프간 철군 계획이 탄력을 받고 대중동 정책에도 일정한 변화가 생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