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평균 10%서 25%로 큰폭 올려… 최대 140만원 ↑
‘매장으로 직접 출동해 보세요. 전화 다 불통이에요.’
‘롯데 에비뉴엘, 신세계 본점 모두 클래식 전 라인 품절이던데요.’
5월 1일자로 샤넬이 가격을 올린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가격 인상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한 인터넷 카페에서는 샤넬 핸드백 재고 현황을 묻는 질문들이 속속 올라왔다.
본보가 3일 샤넬의 대표제품인 클래식 캐비어와 2.55 빈티지, 두 개 제품군의 가격 인상폭을 취재한 결과 클래식 캐비어 미디엄 사이즈 제품은 기존 463만 원에서 579만 원으로 116만 원 올랐고, 클래식 캐비어 점보 사이즈 제품은 510만 원에서 639만 원으로 129만 원 올랐다. 2.55 빈티지 점보 사이즈 제품은 558만 원에서 698만 원으로 140만 원이나 올랐다. 당초 제품별로 최대 60만 원 안팎으로 인상폭 10%대 수준일 것으로 알려졌으나 평균 25% 인상돼 제품별로 최대 140만 원이나 가격이 뛴 셈이다.
특히 이번에 가격이 인상된 클래식 캐비어 라인과 2.55 라인은 다이아몬드 모양 스티치로 장식된 매트리스형 가죽 외형에 금속 체인이 돋보이는 디자인으로 정장이나 청바지 등 어떤 의상에도 어울려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최근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들에게 예단 가방으로 각광받는 제품이다. 결혼을 앞둔 송수희 씨(33·여)는 “결혼을 준비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다이아몬드는 못 해도 샤넬 백은 해야 한다’는 것이 대세”라고 전했다.
샤넬의 가격 인상 시점이 봄 결혼시즌과 맞물리자 가격 인상 전에 샤넬 백을 장만하려는 소비자들로 백화점과 주요 면세점은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요 점포 샤넬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점포는 역대 최고 매출을 올렸다는 후문이다.
가격 인상 전에 제품을 구입하지 못한 일부 소비자는 지난달 말 서울 주요 매장에서 제품을 구할 수 없자 부산 신세계센텀시티 등 지방 점포로 원정 쇼핑에 나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8월 결혼을 앞둔 강소희 씨(29·여)는 “8월 결혼식이라 6월경 예비 신랑 측과 예단을 주고받으려 했으나 샤넬 가격 인상 전에 가방을 구입해야 해 꾸밈비(시부모가 며느리에게 화장품, 가방 구입 비용을 주는 것)를 미리 받았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