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휘 춘천교육대 명예교수 교육심리학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여성 6명 중 1명이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으며 피해 여성은 심신의 건강문제로 고통받을 가능성이 폭력을 당하지 않은 여성보다 2배 이상 높다. 미국에서는 여성 200만 명이 16초에 한 명꼴로 남편에게 맞고 있다.
한국도 가정주부의 40%가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통계자료가 있다. 아내 구타는 자녀 학대로 연결된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아내에게 맞는 남편이 늘어나고 있다. 국정감사 자료 ‘2007∼2008년 가정폭력 발생건수’에 따르면 남편 학대 건수는 345건에서 354건으로 증가했다.
가정폭력은 지위와 빈부 격차, 종교 유무와 관계없이 일어난다. 특히 다문화가정에서 빈번하게 그리고 복잡한 양상을 띠고 발생하고 있다. 가정폭력 방지법이 유명무실한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가정폭력의 주가해자인 남성의 폭력성과 관련된 위험요인들은 생물학, 호르몬, 신경해부학, 문화, 진화론, 심리학적 요인의 탐구를 통해 밝혀질 수 있다. 따라서 가정폭력의 대처방안은 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 가정폭력의 원인은 부부간 말다툼과 경제사회적 지위의 불평등, 술이나 약물 복용, 직장에서 경험한 스트레스나 좌절감, 분노나 고립의 표출, 남성은 여성을 지배할 수 있고 여성은 순종적이어야 한다는 가부장적 권위를 행사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생활태도, 의사소통 유형, 부부간의 권력 불균형, 재산관리 갈등, 가정폭력의 대물림 등 다양하다.
성인 남성(여성)의 정신병리와 인격 장애는 여성(남성)에 대한 폭력적 소인을 갖게 만들거나 실제 폭력을 유발한다. 사전에 예방조치가 필요하다. 상습적인 가정폭력은 범죄행위이고 정신장애이므로 사법적 처벌과 스트레스 상담, 심리 및 약물치료, 격리치료가 필요한 문제다. 가정폭력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문제의식을 갖고 언론, 종교, 여성단체와 유관기관이 직장여성과 남성, 가정주부를 대상으로 필요한 역량을 총체적으로 발휘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초중고교와 대학에서 결혼과 가족, 가정의 책무와 중요성을 배울 수 있는 교육과정을 개설해 운영하는 것도 가정폭력을 예방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김정휘 춘천교육대 명예교수 교육심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