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 지휘없이 지부별 활동빈라덴은 ‘상징적 지도자’… 알자와히리 등 후계자 거론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의 사망이 알카에다의 활동에 미칠 실질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지도부 구성이나 체계가 많이 바뀌면서 10년 전과는 다른 조직이 됐다는 것. 40개 이상의 국가에서 활동하는 알카에다는 느슨한 조직체계로 이뤄진 점조직으로, 상당수가 본부의 지휘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게다가 빈라덴은 9·11테러 이후 사실상 종적을 감추면서 알카에다의 운영에 직접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AQAP)’로 불리는 예멘 지부는 2009년 미국 디트로이트 공항 폭발 시도 등 잇단 자생적 테러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긴장시키는 주요 테러의 근원지로 부상했다. 북아프리카 지부인 ‘이슬람 마그리브 알카에다(AQIM)’도 자체적인 테러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빈라덴의 뒤를 이를 후계자로는 알카에다의 2인자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 역할을 해온 아이만 알자와히리(60)가 거론된다. 이집트 태생의 의사 출신인 그는 지난해 9·11테러를 기념하는 음성메시지를 내보내는가 하면 최근에도 동영상을 통해 아랍권의 재스민 혁명과 관련해 언급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AQAP의 지도자 안와르 알올라키(40)도 핵심 인물로 전 세계 정보당국이 예의주시해 온 인물이다. 아랍방송 알자지라는 “젊은 인물들이 지도자급 자리를 차지하는 추세”라며 알카에다 아프간 사령관으로 활동한 아부 야히아 알리비, 아히야 아브 알라흐만 등을 꼽았다. 이 밖에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알카에다 훈련 프로그램을 만든 사이프 알아델과 대변인을 맡았던 술라이만 아부 가이트, 동아프리카 지부에서 활동해온 파줄 압둘라 무함마드 등을 후계자 후보들로 거론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