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묘지 ‘테러 성지’ 되는 일 없게”… 이슬람 율법선 24시간내 장례시신 오래 보관땐 탈취 우려도… 장례 前 DNA검사로 신원 확인
오사마 빈라덴의 시신은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빈 라덴의 사살을 공식 발표한 직후 미 행정부 관계자는 “이슬람 전통에 따라 장례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따르면 무슬림이 숨지면 주검을 씻고 흰 천으로 감싼 뒤 땅에 묻는 모든 절차를 24시간 내에 마치는 게 원칙. 미군이 장례를 서두른 표면적 이유다. CNN은 “미군이 시신을 계속 보관하면 이를 빼앗으려는 이슬람 무장세력이 공격할 수 있어 절차를 서둘렀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으로선 땅에 묻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미 ABC방송은 “오바마 행정부가 빈라덴을 땅에 묻으면 ‘테러리스트들의 성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미국은 처음에 (고향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묻자고 제안했지만 사우디가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샤리아는 화장(火葬)을 금지해 미국의 선택지는 수장밖에 없었다.
시사주간 타임은 “‘빈라덴은 죽지 않았다’는 음모론에 대비해 미국은 미리 확보한 빈라덴 여자 형제의 DNA와 비교해 신원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