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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플러스/북스] 웹툰작가 전성시대 그 이유는?…책과 영화 등 확장성

입력 | 2011-05-03 13:27:02

●웹툰작가에 대한 궁금증… "마니아활동하면서 어떻게 작가됐나?"●무료 컨텐츠 비즈니스 모델 확립…, 진정한 작가로 상승중




 강풀의 웹툰 초기작 ‘일쌍다반사’의 일부. 웹툰은 출판만화와 달리 독자의 시선이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 특징을 갖는다. 한국 웹툰은 무료만화임에도 스토리와 그림의 높은 완성도로 높은 인기를 얻었다.

장면 #1.
4월20일, 저녁 홍대 OO까페. 시사만화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굽시니시트(본명 김선웅·31)'가 자신의 카툰집 출판을 기념해 독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별다른 홍보가 없었음에도 약 50여명의 열성팬이 참석해 그의 히트작인 '2차세계대전사'와 한 시사주간지에 연재중인 그의 카툰을 놓고 심도깊은 토론을 벌였다. 독자들은 그에게 '선생님' '작가님' '화백'이란 극존칭으로 꺼내들어 30대 초반의 나이로 대학원 과정에서 공부중인 굽시니스트를 당황시켰다.

장면 #2.
"어떻게 써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영화 판권 계약! 이라고 써야할지, 영화화 결정! 이라고 써야할지…아무튼간에 <신과함께-저승편>이 영화 판권계약을 하게 됐습니다. <미녀는 괴로워>를 만든 리얼라이즈픽쳐스와…더 자세한 사항은 일정이 진행되는대로…항상 응원해주시는 독자분께 제일 먼저 감사드립니다." (4월30일, 주호민 작가 홈페이지) 》

■ "소장할 수 있는 만화를 그리겠다"

웹툰작가 강풀의 장편 순정만화는 대부분 책과 영화로 변모했다. 작가 자신을 표현한 만화 캐릭터.

웹툰작가들이 그야말로 컨텐츠 시장의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앞서 언급한 두가지 사례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의 웹툰작가들의 위상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 '야후' 등 4대 포털에 연재하는 웹툰작가들은 지난시대 시인이나 소설가과 비슷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일 지도 모른다. 정상급 웹툰작가들은 한해에 수억 회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고 자연스럽게 연재한 작품은 책으로 묶어져 베스트셀러가 된다. 이 가운데 초대형히트작들은 영화사들의 구미를 자극해 영화나 연극 혹은 뮤지컬로 각색되는 컨텐츠의 완벽한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심지어 일본과 중국 등으로 수출까지 되기도 한다.

이미 수차례 영화화 과정을 거친 강풀 씨가 웹툰작가들의 위상의 정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의 9개의 장편만화는 누적 클릭수 6억 회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대표작 '아파트' '순정만화' '바보' 등 5개의 작품이 영화화 됐고 그의 대부분 장편만화가 영화판권계약이 됐을 정도다.

지난 4월25일 강풀의 장편신작 '당신의 모든 순간'은 출간기념회까지 열며 성대하게 시장에 출시됐다. 물론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위부터 10위권까지 독식중인 일본출판물 가운데 무려 2위를 지키고 있는 것.

강풀 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자신의 목표가 "인터넷에서 이미 봤음에도 소장하고 싶을 정도의 만화를 그리겠다"는 것이라고 밝히며 웹툰작품의 책 출간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웹툰이 기존에 갖고 있던 '무료만화'라는 편견을 깼기 때문에 결국 컨텐츠로서 대박을 이뤄냈다는 설명인 셈이다.

강풀 씨 이외에도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작가'라는 대우를 톡톡히 받고 있는 어엿한 '작가'의 반열에 올라선 이들은 적지 않다.

미디어 다음의 대표주자가가 '강풀'과 영화 '이끼'의 원작자 '윤태호'라면 네이버에는 '조석'과 '이말년' '귀귀' 등이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스포츠 웹툰도 전성기를 맞고 있는데 네이버 스포츠에 일일 프로야구 카툰을 연재중인 '최훈'과 익뚜의 스포츠 웹툰, 인기 프로야구 구단인 롯데자이언츠 만화만 그리는 '꼴데툰'도 만만치 않은 인기를 형성중이다.

출판만화와 달리 웹툰은 마우스 클릭 휠을 이용해 1페이지 길게 편집된 웹페이지를 지칭한다. 2000년도를 전후해 국내 포털들을 중심으로 등장하기 시작해 10년이 지난 지금은 만화시장의 주류로 올라섰다. 상명대학 만화학과 고경일 교수는 웹툰의 시초가 한국이고 상업적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시장이라고 평가한다.

출판만화가 만화방의 붕괴와 만화잡지의 몰락으로 인해 10년째 년간 700억대 시장에 머물고 있는 반면, 웹툰시장은 탄탄한 출판시장의 인기와 예상치도 않았던 영화등 뉴미디어 시장의 확대로 인해 이미 1000억대 이상으로 성장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미 해외에서도 우리나라 웹툰은 강고한 경쟁력과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상태다. 대한민국 웹툰의 5가지 성공 이유를 정리해 보았다.

주호민 작가의 신작 ‘신과 함께’. 20대 후반의 ‘거장’이 탄생할 정도로 웹툰작가들은 젊고, 그만큼 미래가 밝다.


웹툰이 대세가 된 이유

<1>무료 컨텐츠의 힘-포털의 주요컨텐츠화 그로 인한 작가군 형성

웹툰의 힘은 '공짜'에서 나온다. 과거 만화방이나 잡지만화처럼 독자들의 비용을 분담을 통해 작가를 키우는 시스템이 아니다. 철저하게 포털의 컨텐츠로 자리잡고 인터넷 광고 비즈니스와 연계해 성장해왔다. 웹툰은 포털이 가진 거의 유일한 독점 컨텐츠였다. 이는 포털사이트 내에서 복사될 수 있도록 완벽한 무료정책을 갖고 시작했고 이 점이 독자들에게 쉽게 퍼질 수 있는 1차원인이 된 것이다. 결국 수억 회의 클릭수를 얻는 웹툰작가들은 빠른 시간 내에 인지도를 갖게 됐고 이는 하나의 브랜드로 작가의 작품 활동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2>출판으로의 변신도 용이한 컨텐츠

과거 인기 만화의 대명사인 허영만의 '식객'이나 '타짜' 등은 출판만화에서 시작해 웹으로 옮겨간 형태이다. 출판만화에서 독자의 시선은 가로로 움직인다면, 웹툰은 세로로 움직인다는 점이 결정적인 차이가 된다. 때문에 출판만화는 웹에서 성공하기가 간단치 않다. 반대로 웹툰은 그대로 잘라서 좌우로 배치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출판에서 적응하기가 매우 용이하다.

모든 웹툰작가들의 작품모음집이 책으로 나온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1차적으로 웹툰을 통해 기본생계비를 확보한 작가들에게 출판시장의 부가적인 시장이었다. 한번 유통된 만화를 저렴한 가격으로 재유통해 얻은 수익으로 더 많은 웹툰작가들이 시장에서 생존해 작가군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3>책에서 영화로 비즈니스모델 확장-스토리 텔링의 용이성

웹툰의 강점은 영화나 연극등으로 확장하기 쉬운 스토리텔링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초짜 생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것 보다 어느정도 검증된 소스를 휩게 확보하는 길이니까 달려든다"고 말한다.

작업하는 방식도 용이하다는 평가다. 소설의 경우는 영화제작과정에서 일일히 그림을 그려가면서 시나리오를 다시 제작한다. 하지만 웹툰은 그 자체가 시나리오인 셈이다. 웹툰 '이끼'를 영화화한 감우석 감독은 "웹툰을 보고 난 후 바로 영화그림이 그려졌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저승편'은 최근 영화화는 최근 발전한 CG나 그래픽 기술이 발전한 이유도 있다. 과거에는 만화가 점유한 상상력의 영토가 점차 영화와 공유되고 있다는 의미다.

<4>쉬운 접근, 장기연재, 캐릭터 확립, 영화화 등 선순환 구조

포털에 연재가 안되더라도 최근에 자신의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장기연재 하는 작가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결국 독자들의 인기를 얻게 되어 선배들이 걸었던 길을 걷게 되는 경우가 상당수다. 웹이라는 공간은 출판과 달리 자유로운 창작공간이자 독자들은 물론 제작자들과 소통하는 유통의 공간의 기능을 한 탓이다.

결국 웹툰은 21세기 컨텐츠 생산과 유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셈이다.

추천 웹툰작가

강풀의 신작 ‘당신의 모든 순간’


▷ 강풀 '당신의 모든 순간'①~④
http://www.yes24.com/24/goods/4979038

본명은 강도영. 한국 웹툰계의 신화이자 정점이다. 뚜렷한 스승 없이 혼자 독학으로 만화를 익힌 그는 2002년 데뷔 이후, 한국 만화계를 대표하는 만화가로 성장해 왔다. 그의 모든 장편만화는 젊은 세대에게는 필독서로 꼽힐 만큼 완성도나 내용면에서 흠잡을 데가 없다.

탄탄한 스토리를 자랑하는 순정만화의 대가답게 이번 작품은 아주 파격적인 '순정 좀비물'이다. 살아있는 시체인 '좀비'를 소재로 삼은 순정만화는 과연 어떤 내용일까? 단 한편만이라도 강풀의 작품을 본 독자라면, 그의 작품은 이제 비평의 대상이 아니라 소장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가슴 따뜻한 좀비물의 실체를 만나보자.


‘신과 함께’의 주호민 작가


주호민 '신과 함께①~④'
http://www.yes24.com/24/goods/4446138

최근 가장 주목받는 신예 거장. '짬'과 '무한동력' 단 두편의 장편으로 누리꾼들로 부터 '가슴따뜻한 젊은 거장'이란 칭호를 받았다. 특히 소시민들의 가벼운 일상적 행동에 의미를 무여하는 솜씨는 중년의 노작가에 비견될 만큼 깊이 있다는 평가다.

무신론자라는 작가의 최신작 '신과 함께'는 동양적 사후세계를 최초로 다룬 장편 웹툰이다. 나이 서른도 안된 작가의 세계관이라고 하기엔 깜짝 놀랄만큼 세심하고 따뜻한 시각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저승세계를 다뤘다는 점에서 신선하지만 알고보면 우리가 흔이 겪은 죽음에 대한 보편적 두려움과 일상에서 벌어지는 '업(業)'에 대한 사회 고발물로 2011년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가다.

웹툰작가 이말년(본명.이병건)

이말년 '이말년 시리즈'
http://www.yes24.com/24/goods/4488919

본명 이병건(28). 디씨인사이드에서 아마추어 만화가로 만화 연재를 시작, 아무렇게나 그린 듯 호쾌한 그림과 걸쭉한 개그로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다. 한국 웹툰작가들의 스토리텔링과 유머감각의 정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야할 작품으로 꼽힌다. 가장 첨단의 최신의 웹툰작가. 기이한 웃음코드로 인해 이말년의 지지에는 세대간의 격차가 존재할 수 있다. 그럼에도 가장 기대되는 작가임에는 확실하다.


제2차 세계대전 만화

굽시니스트 '제2차 세계대전만화①②'
http://www.yes24.com/24/goods/5103140

역사를 배운 '오타쿠'(마니아의 일본식 표현)이 얼마나 위대해 질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사례. 당초 디씨인사이드 역사갤러리와 전쟁갤러리에서 활동하던 역사학도인 그는 본격적으로 정치관련 카툰으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현실정치를 설명하기 위해 게임문화 등 하위문화를 소재로 사용하는 데 그 비유의 적절성과 날카로움으로 '천재'라는 수식어가 늘상 따라다닐 정도이며, 이미 오덕후 사회에서는 영웅으로 불리운다.

그의 대표작 '제2차대전 만화'는 역사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반드시 읽어야할 필독서로 꼽힌다. 인류 최대의 전쟁을 유쾌한 카툰으로 풀어내는 그의 내공은 이미 국내에서는 필적할 경쟁자가 없다는 평가.


윤태호 작가의 ‘이끼’. 국내 웹툰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를 세운 작품이다.  

윤태호 '이끼①~⑤
http://www.yes24.com/24/goods/3987209

1969년생. 스릴러 웹툰계의 지존이다. 그의 카툰을 읽는 독자들은 숨쉴 수 없을 정도로 몰려오는 압박감에 결국은 끝까지 완독하게 된다. 출판만화에서 시작해 성공적으로 웹툰에 정착한 최초이자 마지막 세대로 분류된다. 출판만화를 경험했기 때문에 서사구조나 편집의 새로운 시도가 인상적이다. 만화관련 각종 상을 휩쓴 작품으로 영화화 되어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웹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빼놓지 말아야 할 작품.

<본 기사는 YES24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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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