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민 SK텔레콤 대표가 2일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애플 구글에 카카오톡 까지 가세해 업계 지형이 바뀌는 사업환경에 대응하는 것이 미흡했다”며 “이제라도 조직을 다잡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DB
지난해 말 SK그룹이 ‘젊은 조직’을 강조하며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 SK텔레콤의 수장이 된 그는 좀처럼 언론에 나서지 않는다. 그런 그도 성남까지 찾아온 기자를 매몰차게 내치지는 못했다.
―어떤 직원에게 애정이 가나요.
―CEO 되신 지 4개월이 지났는데….
“머리 아파요. 회사를 더욱 성장시켜야 하고, 구성원들이 일할 맛이 나게 환경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게 CEO가 되지 않으면 못 느끼는 책임감 같습니다.”
그는 SK 내 ‘샐러리맨 성공신화’다. 석사 출신도, 유학파도 아닌 그는 1982년 선경 입사를 시작으로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 SK텔레콤 이동통신부문(MNO) 사장 등 요직을 거쳤다. 그 자신이 ‘하나를 시키면 둘 이상을 해오는 조직원’이었을 것이다.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이 최근 5년 동안 2조 원 정도로 정체돼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올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조3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3일 밝혔다. 4세대 통신망인 롱텀에볼루션(LTE) 등 통신망 고도화에 쓰겠다는 설명이었다.
―이달 발표될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방안이 초미의 관심입니다. 현 SK텔레콤의 요금제가 합리적이고 적당하다고 보십니까.
“(즉답을 피하며) 통신사업자가 공정하게 해야죠. 이용자들도 (자신의 통화패턴에 맞는 요금제를 고르는 등) 마찬가지고요.”
―정부가 요금 인하를 압박해오면 내리겠다는 뜻인가요? 소비자가 체감할 만큼 요금을 내리려면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다는 게 이동통신사들의 항변이지 않습니까.
―방송통신위원회가 2.1기가헤르츠(GHz) 대역에 대해 주파수 경매도 앞두고 있습니다.
“방통위가 솔로몬의 지혜를 내지 않겠습니까. 단 합리적이고 논리적이고 타당해야겠죠.”
―최근 삼성전자 옴니아폰에 대해 보상을 결정했는데….
“삼성은 SK텔레콤의 고객 보상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말하던데 천만에요. 우리가 삼성전자의 프로그램에 따른 겁니다. (고로 이 사건의 책임은 삼성전자에 있습니다.)”
―젊고 톡톡 튀는 SK텔레콤 조직문화가 예전만 못하다는 말이 들립니다.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말입니다. 사업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이 부족했어요. 시쳇말로 안이했죠. 아무래도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듯합니다. 좀 더 (조직을) 다지겠습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