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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막염 걸린 정근우-안치용 “우리는 스파르타쿠스 됐다”

입력 | 2011-05-04 07:00:00


처음에는 싸움이라도 난줄 알았다. “나가라”는 고성이 들리더니 “알았다. 나가면 되지 않냐”며 SK 선수 둘이 원정 라커룸 밖으로 나왔다. 정근우와 안치용이었다.
어쩐지 ‘꽁한’ 표정들. 2일 한화전을 30분 정도 남긴 상황에서 선발 라인업에 든 둘이 라커룸에서 쫓겨나 불펜 벤치에 앉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원흉은 결막염. 정근우와 안치용이 전염성 눈병에 걸리자 선수보호 차원에서 둘을 ‘격리’시킨 것이다. 조치는 1일부터 시작됐는데 둘이 서럽게 느낄 만큼 철저하다. 일단 호텔은 독방으로 옮겨졌다. 둘만 6층 온돌방으로 보내졌다.
식사도 따로 먹고, 구단 버스도 못 타는 신세다. 대전에 내려올 때도 둘만 KTX로 움직였다. 경기 후에도 택시를 타고 따로 옮겨야 된다. 빨래도 둘의 것만 분리해서 별도로 삶는다.

처음에는 아예 데려오지도 않으려 했다. 그러나 워낙 아쉬운 선수들이다 보니 ‘야구장에서만 같이 뛴다’는 단서를 달아 대전행이 허가됐다. 정근우는 “완전 스파르타쿠스 됐다. 경기만 뛰고 끝나면 바로 격리된다”고 하소연했다.
심지어 2일 대전고에서 실시된 특타에도 둘만 지명됐다. 특타가 아니라 ‘왕타(왕따)’나 다름없다. 그나마 같이 결막염에 걸려 둘끼리는 접촉해도 되는 게 위안(?)이다.

대전 | 김영준 기자 (트위터@matsri21)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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