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해킹 수법 비슷하니 동일범?“악성코드 방식 흔하고 해커들 프로그램 돌려가며 써”
② 디도스 공격 때와 IP 일치?
“해커들 신분숨기려 IP 위조”
③ 北, 관리자노트북 어떻게 찾았나
“좀비PC 수천대… 바늘 구멍”
④ IBM 직원, IT 전문가인데
“해킹 7개월이나 몰랐다니…”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첨단범죄수사 제2부 김영대 부장검사가 농협 전산망 마비사건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또 공격명령이 내려진 인터넷주소(IP) 중 일부가 3·4 디도스 공격 때와 일치한다고 해서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 보안 전문가는 “해커들은 자신을 숨기기 위해 여러 국적의 IP를 위조하며 공격한다”며 “IP만으로는 해커를 찾아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과거 디도스 공격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도 100% 확인하기 어려운데 공격 수단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이번 사태도 북한의 짓이라 하면 ‘추정의 추정’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북한이 수많은 좀비PC(악성 프로그램이 깔려 해커의 조종을 받는 PC) 가운데 농협 서버 관리권한이 있는 한국IBM 직원의 노트북을 찾아내기는 극히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설령 이를 찾아내 오랫동안 관리했다 해도 내부자의 도움 없이 273개 서버에 파괴 명령을 내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견이다.
IT 업계의 한 임원은 “복잡하게 설계된 내부 시스템은 일종의 미로와 같다”며 “한 번도 이 미로를 보지 않은 사람이 남의 노트북 PC로 단번에 길을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농협의 황당한 보안 관리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한국IBM 직원들이 작업 편의를 위해 자신들이 관리하는 모든 서버에 최고접근권한 접속이 가능한 ‘아임유저(IMUSER)’라는 계정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는 개별 서버마다 각각 다른 계정과 비밀번호로 접속해야 하는 기본 보안수칙을 어긴 것으로, 이렇게 되면 ID 하나로 273대를 한 번에 파괴할 수 있게 된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