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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순 교수, 美 국립과학학술원 회원됐다

입력 | 2011-05-05 03:00:00

‘전산고체물리학’ 개척 공로… 한국인 물리학자로는 처음




미국 현지시 간으로 3일 한국인 물리학자로는 최초이자 한국인으로서는 세 번째로 미국 국립과학학술원(NAS) 회원으로 선출된 임지순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석좌교수. 서울대 제공

임지순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석좌교수(60)가 한국인 물리학자로서는 최초로 미국 최고 권위 학술단체인 미 국립과학학술원(NAS·National Academy of Sciences) 회원으로 선출됐다.

서울대는 임 교수가 현지 시간으로 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립과학학술원 총회에서 외국인 회원으로 선출됐다고 4일 밝혔다. 1863년 설립된 NAS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과학학술단체로 회원으로는 영국의 천문학자 스티븐 호킹 교수,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의 이언 윌머트 박사, 탄소나노튜브를 발견한 일본의 이지마 스미오 교수 등이 있다.

한국인 과학자가 이 단체의 회원이 된 것은 한탄 바이러스를 발견한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와 뇌 연구 분야의 권위자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희섭 뇌과학연구소장에 이어 세 번째다. 국내 현직 교수로서 미 과학학술원 회원에 선출된 사람은 임 교수가 최초다. 임 교수는 1998년 탄소나노튜브를 여러 다발로 묶으면 반도체의 특성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으며 현재 학계에서 노벨물리학상 수상이 가장 유력한 학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다.

임 교수는 그동안 ‘운동량 공간에서의 고체에너지 계산공식’을 유도하고 응용해 ‘전산고체물리학’이라는 새 학문 분야를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산고체물리학이란 실험으로 물질이나 현상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전산 기능을 이용해 물질과 현상을 설명하고 이론적으로 예측하는 학문을 말한다. 임 교수는 박사 과정을 밟던 1978년부터 30년 넘게 전산고체물리학에 집중해 국내에서 이 분야 선구자로 알려졌다.

1974년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임 교수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물리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86년 9월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로 임용됐으며 2009년에는 석좌교수로 임명됐다.

2000년 ‘세계최소형 탄소나노튜브 트랜지스터’ 제작에 성공해 세계적 석학으로 떠오른 그는 2006년에는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학술진흥재단이 선정한 ‘국가석학’에도 이름을 올렸다. 또 1999년 한국물리학회 학술상, 2004년 인촌상 자연과학부문, 2007년 포스코 청암상 과학상, 2007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등을 수상했다.

한편 미 과학학술원은 이날 미국인 회원 72명과 외국인 회원 18명을 새로 선출했다. 현재 이 단체의 미국인 회원은 2113명이며 임 교수 등 외국인 회원은 418명이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