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적’레알 꺾고 유럽 챔스리그 결승 선착
억수같이 퍼붓던 비는 경기 직전 바르셀로나 구단 버스가 도착하자 그쳤다. 수용 인원 유럽 최대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누캄프 경기장에서 4일 열린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1차전을 0-2로 진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이 미리 구해둔 방문경기 표를 집단 환불했지만 9만8000여 석을 가득 채우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양 팀은 젖은 잔디 위에서 경기 시작 20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슈팅을 날리지 못했다. 그러나 홈 관중의 폭발할 듯한 응원을 등에 업은 바르사는 특유의 볼 컨트롤을 회복하며 힘을 냈다. 선봉에는 ‘마법사’ 리오넬 메시가 있었다. 메시는 레알이 저지른 31개의 파울 중 11개를 한 몸에 받으며 집중 견제를 당했지만 양 팀에서 가장 많은 5개의 슈팅을 날렸다. 이 중 3개가 골문 안으로 향하는 날카로운 유효슈팅이었다. 반면 메시의 맞수인 레알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한 개의 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바르사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찔러준 그림 같은 침투 패스를 페드로 로드리게스가 골로 연결시켜 후반 9분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 19분 레알의 마르셀로가 동점골을 넣어 경기는 1-1로 끝났다. 이로써 바르사는 1, 2차전 합계 3-1로 앞서 29일 영국 런던 웸블리 경기장에서 열리는 결승에 선착했다. 바르사는 2009년에 이어 2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바르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샬케04의 승자와 결승에서 맞붙는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