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EU FTA 경제효과
한국에서 여섯 번째로 발효되는 FTA인 한-EU FTA는 경제 규모 면에서 이전의 FTA를 단연 압도한다. 총 27개국으로 이뤄진 EU의 국내총생산(GDP)은 16조4000억 달러(2009년 기준)로 전 세계 GDP의 30%를 차지하고 미국(14조3000억 달러)보다도 많다. 지난해 우리와의 교역 규모는 922억 달러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EU의 평균 관세율은 미국(3.5%)보다 높은 5.6%다. 우리의 수출 주력품인 자동차의 관세율은 10%, TV는 14%, 섬유와 신발 등은 최고 12∼17%에 이른다. 이런 관세가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철폐되면서 수출이 늘어난다. 미국 일본 중국 등에 앞서서 EU와 FTA를 하는 만큼 EU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소비생활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일단 자동차 시장에선 유럽 고급차의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8%인 관세가 3년에 걸쳐 철폐되면 1억3000만 원을 호가하는 벤츠, BMW 등 고급차가 대당 1000만 원 정도 내린다.
유럽 명품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명품 의류는 관세가 8∼13%, 구두는 13%, 화장품과 핸드백은 8% 정도인데 관세 철폐 범위 안에서 가격 인하가 가능해진다. 15%의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와인의 가격도 싸진다. 6만 원짜리 이탈리아산 와인은 5만2000원, 3만8000원짜리 스페인산 와인은 3만3000원 정도가 된다.
또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EU 회원국 소속 법무법인(로펌)이나 변호사가 국내 법률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단, 정부는 법조계의 충격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법률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