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파키스탄에서 미군에 사살된 것을 계기로 파키스탄 정부가 나라 안팎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4일 보도했다.
파키스탄 여론은 군과 정보당국이 미군의 빈 라덴 제거작전을 전혀 사전탐지하지 못한 데 대한 비판과 쏟아내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권은 파키스탄 당국이 빈라덴을 보호하고 있었다는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 당국은 2일 오전 파키스탄으로 진입한 미군 특수부대 요원들이 빈라덴을 살해하고 헬기로 현장을 벗어나기 전까지 이를 눈치 채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혹감과 굴욕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특히 일부에서는 독립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의 '10년 숙적' 빈라덴이 자국에 숨어 있었다는 사실보다도 군의 국경수비 능력이나 이웃국가 인도와 미국의 공격으로부터 핵무기를 지켜낼 수 있을지를 더 큰 문제로 삼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군이나 정보기관이 수도권에 은신했던 빈라덴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의혹 제기에도 시달리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테러리스트와 절대 협력하지 않는다던 파키스탄의 주장에 대한 신뢰성이 가장 약화된 시점에서 미국이 파키스탄군에 대한 대규모 예산 지원을 중단할지가 지금 가장 절박한 문제라고 NYT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 파키스탄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안보전략의 재검토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들은 최근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을 만났으나 그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