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짓기 성공하면 자산 500조 메가뱅크 탄생산은 여론타진 나서… 금융권 “걸림돌 많아”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금융은 조만간 재매각이 추진될 우리금융의 입찰에 참여하기로 내부적 방침을 정하고 이런 계획을 청와대와 금융위원회에 보고했다. 금융당국도 1월 김석동 금융위원장 취임 이후 각각 민영화를 추진하는 우리금융과 산은금융의 합병 시나리오를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로 검토해왔다. 김 위원장은 우리금융 민영화 로드맵을 2분기에 내놓겠다고 밝혀 우리금융 매각입찰은 이르면 이달 중에라도 공고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두 금융지주의 짝짓기 시나리오에 대해 당사자인 산은금융은 “우리금융지주 매각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바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우리금융도 “다른 금융회사와의 인수합병(M&A)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자체 민영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은 두 금융지주의 합병안에 부정적이다. 덩치가 커질수록 민영화가 지연될 수 있어 공적자금 조기 회수라는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법률적 걸림돌도 있다. 지주회사법에 따르면 지주회사가 다른 지주회사를 인수하려면 95% 이상을 사들여야 한다. 우리금융의 경우 정부가 56.74%만 가지고 있고 나머지는 수많은 주주에게 분산돼 있어 95% 이상을 사들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부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50% 이상만 매입해도 된다’는 특례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특혜 시비를 부를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저축은행 사태와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 등 굵직한 금융 현안이 있기 때문에 두 금융지주의 민영화는 차기 정부의 몫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