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더 빠르게… 막힘없이… 스마트폰 속도大戰

입력 | 2011-05-06 03:00:00

■ 통신3사, 차세대 통신망 대규모 투자-마케팅 잇따라




KT의 ‘4G를 사랑해’ 광고.

좁은 목장의 수많은 양. 고개도 돌리지 못할 정도로 괴로워하는 양의 모습과 함께 내레이션이 흐른다. “‘데이터 양’이 많아지면 무선인터넷에 과부하가 걸립니다.” 이윽고 넓은 목장에서 시원하게 뛰노는 양들을 배경으로 ‘5GHz(기가헤르츠) 와이파이’란 글씨가 화면에 떠오른다. 무선인터넷 통신망 장점을 내세운 SK텔레콤의 광고다.

최근 통신사나 스마트폰 광고의 초점은 단연 ‘속도’다. 새로 나온 갤럭시S2 광고에는 댄서들이 빠른 춤을 추는 모습이 나오고 KT는 ‘스마트폰은 4G를 사랑해’ 시리즈를 내보내고 있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낯선 ‘롱텀에볼루션(LTE)’ 같은 용어들도 쏟아지고 있다. 모두 속도와 관련된 것이다.

SK텔레콤이 4세대(4G) 통신망인 롱텀에볼루션(LTE)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달리는 차 안에서 영상통화를 해도 기존 3G 때보다 8배 이상 화질이 선명하다. SK텔레콤 제공

스마트폰 국내 사용자가 1000만 명이 넘으면서 무선 데이터 폭증으로 속도가 전만 못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 메신저 서비스로 문자를 보내는 데 10초 이상 걸리기도 하고, 음성전화가 끊기는 일도 잦다. 1년 4개월간 스마트폰을 써온 회사원 김승준 씨(32)는 “처음에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쓰는 데 재미를 느꼈는데 점점 속도가 느려져 짜증이 난다”며 “약정기간 2년을 채우면 좀 더 빠른 통신사가 어디인지 알아보고 갈아타고 싶다”고 말했다.

○ 스마트폰 속도 경쟁


무선데이터 폭증으로 가장 속이 타는 곳은 이동통신사이다. 광고는 ‘빠르다’고 강조하지만 기존 3세대(3G) 망이 포화상태에 이를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정된 도로에 갑자기 차가 몰리는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3월 말 현재 SK텔레콤의 3G고객 데이터통화량은 지난해 말보다 57% 늘어난 3600TB(테라바이트·1테라바이트는 1조 바이트).

LG유플러스 엔지니어들이 경기 오산시에 있는 LTE 기지국에서 시험전파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신사들은 ‘도로 확장공사’를 준비하고, 단말기 제조회사들은 새 도로에서 씽씽 달릴 수 있는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다. 통신사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4세대(4G) 통신망으로 불리는 롱텀에볼루션(LTE)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창사 이래 가장 많은 설비투자 규모인 2조3000억 원을 책정했다. KT는 약 3조 원, LG유플러스도 1조7000억 원 규모를 투자한다. LTE는 올해 7월 서울지역부터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프리미엄 와이파이’도 있다. 현재 사용 중인 와이파이(Wi-Fi·무선랜)의 대역은 2.4GHz인데, 통신사들의 와이파이 구축 경쟁과 사설 무선접속장치(AP) 급증에 따른 간섭으로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나온 것이 5GHz 대역 와이파이다. 기존 와이파이보다 8배 정도 빠르다.

○ 지원 단말기 확인해야


올해 7월에 LTE가 나온다고 스마트폰 무선 인터넷 속도가 바로 빨라질까? SK텔레콤과 KT가 이미 시내 번화가 등에 구축한 5GHz 와이파이존에 가면 동영상 멈춤 현상이 사라질까? 대답은 ‘아니다’이다.

새로운 통신기술을 쓰려면 이에 맞는 단말기가 필요하다. 현재 스마트폰 중에서는 모토로라의 ‘아트릭스’가 5GHz 와이파이를 지원한다. 3G에서 4G로 넘어가는 중간단계 격인 ‘초고속패킷접속+(HSPA+)’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2와 팬택계열의 스카이 베가S가 있다.

LTE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아직 국내에 나오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대만 업체인 HTC가 올해 3월 버라이존을 통해 LTE를 지원하는 ‘썬더볼트’를 내놓자마자 2주 만에 26만 대를 개통해 화제를 모았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