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LG CNS 등 ‘아이디어 찾기’ 백태
“LG의 첨단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테마파크 ‘LG랜드’를 조성하면 어떨까요?” LG CNS 박선 사원이 회사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박 사원의 글 아래에 곧 댓글이 주렁주렁 달렸다. “좋은 아이디어네요. 하지만 초기 투자비용과 수익성을 면밀히 검토해야겠네요.” “프랑스에 ‘아스테릭스’라는 어른들만을 위한 놀이공원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요.”
삼성SDS, LG CNS 등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사원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끄집어내기 위해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삼성SDS 오픈이노베이션 사무국은 올해 초 전 임직원이 참여해 아이디어를 발산할 수 있는 공모전 ‘아이젠’의 시행계획을 마련했다. 아이젠(iGen)은 ‘Idea Generation(아이디어 생산)’의 약자로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직원이 신사업 아이디어를 개진할 수 있는 방식이다.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거나 비판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아이디어의 1차 평가는 사원과 대리들이 맡는다. 최종 낙점된 최우수 아이디어 제안자는 사업추진단장으로 임명된다. 신입사원이라도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 채택되면 비록 한시적이긴 하지만 ‘단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사업으로 추진되는 아이디어도 적지 않다. 지난해 7월 입사한 임베디드 엔지니어링팀의 강명수 사원은 퓨처플래닛에 ‘모임 회신 여부를 모바일 메신저에 자동으로 수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어떨까요’라는 아이디어를 올렸다. 평소 대외활동을 열심히 하며 총무를 맡아 보던 강 씨는 참석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참석, 불참, 미정 등의 버튼을 눌러 자동 집계되는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반응은 뜨거웠다. 실시간으로 댓글이 달리더니 이제 사업화를 위한 별도의 팀이 꾸려졌다.
앞으로도 자유로운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움직임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LG CNS 관계자는 “재치 있고 발랄한 생각을 가진 젊은 사원들의 아이디어가 꽉 막힌 사업의 활로를 뚫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