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우리 동네 통장님이시네.” 페이지를 넘기면 예술작품과 작가들이 나오고 마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 통장, 병원장이 활짝 웃고 있다. ‘한국의 산토리니’ ‘한국의 마추픽추’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이야기가 책으로 엮어졌다. 6·25전쟁 이후 수천 명이 피란 와 정착한 이 산동네는 다양한 집이 산자락을 따라 다닥다닥 붙어 있다. 그 자체만으로도 한 폭의 그림 같다.
감천문화마을운영협의회는 “부산시 자립형공동체사업 일환으로 1425만 원을 들여 동명대 백영제 교수, 부산시인협회 김다희 편집국장, 동서대 이명희 교수 공동 집필로 ‘감천문화마을 이야기’를 펴냈다”고 5일 밝혔다.
이 책은 관광지를 나열한 관광홍보책자가 아니다. 문화마을에 설치된 예술작품 작가들과 주민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문화마을 안내서이기도 하지만 ‘주민들이 만든 주민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감천동 이야기, 문화마을 만들기, 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 미로미로 골목길 프로젝트, 마을을 가꾼 작가들, 문화마을 사람들, 감천문화마을 활성화를 위한 콘텐츠 개발 등 총 7장에 255쪽이다. ‘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와 ‘미로미로 골목길 프로젝트’에서는 예술작품 제작 과정과 의미에 대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적었다. 문화마을이 이뤄지기까지 주민과 작가, 공무원들의 고민과 열정도 그렸다. 문화지도, 아트숍, 심벌마크 제작과 상품화 등 문화콘텐츠 개발 흔적도 상세하게 실렸다.
마을운영협의회는 우선 500권을 발간해 100권은 관광업체, 관공서 등에 보내고 400권은 감천문화마을 아트숍에서 판다. 또 감천문화마을 곳곳 풍경을 담은 엽서와 노트도 함께 만들어 판매한다. 051-220-4064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