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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DGIST, 융·복합 연구에 주력 칼텍처럼 작지만 강하게 키울것”

입력 | 2011-05-06 03:00:00

신성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초대 총장




4일 오후 대구 달성군 현풍면 비슬산 끝자락에 자리 잡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신성철 DGIST 초대 총장(59·사진)을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신 총장은 21년간 몸담았던 KAIST에 3월 말 휴직계를 내고 DGIST로 자리를 옮겼다.

KAIST 교수협의회 추천으로 세 차례나 KAIST 총장 후보에 올랐고 포스텍 총장직을 제의받기도 했던 그가 친정인 KAIST를 떠난 일은 학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DGIST의 형편이 KAIST보다 나은 것도 아니다. 2월 대학원을 개교했고 학부는 2014년에야 개설된다. 40년간 연구 역량이 쌓여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된 KAIST 대신 이제 막 출발한 DGIST를 택한 이유에 대해 신 총장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윤종용 DGIST 이사장(삼성전자 고문)의 끈질긴 설득과 비전에 감동해 옮길 결심을 했다”며 “윤 이사장은 DGIST가 세계적인 과학기술 대학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게 자신의 마지막 임무라고 할 만큼 애정이 강하다”고 말했다. 올해 2월까지도 KAIST를 떠날 생각이 없었던 신 총장에게 윤 이사장은 삼고초려를 넘어 ‘백고초려(百顧草廬)’라고 할 만큼 수차례에 걸쳐 설득했고 결국 신 총장의 마음을 움직였다.

신 총장은 DGIST를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처럼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구체적 전략도 세웠다. 키워드는 ‘융합과 복합’이다. DGIST는 앞으로 뇌과학, 로봇공학, 정보통신융합, 에너지시스템, 신물질 등 5개 분야에서 융·복합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학부 4년은 무(無)학과로 운영해 학생들이 융·복합 연구에 필요한 기초과학 지식을 충분히 습득하도록 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뜨거운 감자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와 관련해 그는 “한국물리학회장을 맡고 있어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DGIST에 기초과학연구원 분원 형태의 연구단 클러스터가 들어온다면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 총장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인연이 적지 않다. 그는 2009년 박 전 대표가 이사장을 지낸 영남대 이사로 선임됐으며 DGIST가 자리한 달성군이 박 전 대표의 지역구다. 3월 31일 신 총장 취임식에는 박 전 대표가 참석하기도 했다.

대구=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