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차에 압력을 줘 둥근 모양으로 만드는 긴압(緊壓) 작업. 보이 생차는 보관이 잘 될 경우 오래 묵을수록 맛이 좋아지고 그 가치가 높아진다. 동양차도구연구소 제공
○ 시간 개념에서의 월진(越陣)
오래된 보이차가 맛이 좋기는 하다. 맛을 논하며 마시는 생차(生茶)는 보관 상태만 좋다면 시간이 갈수록 좋은 맛을 내준다.
다만 월진이 없다면 보이차가 아니란 점을 덧붙이고 싶다. 시간의 연장은 보이차 안의 물질이 분해되고, 사람의 건강에 좋은 물질로 전환되는 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아래에서 이야기할 향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월진 개념은 보이차가 녹차 등의 차들과 구별되는 가장 큰 부분이고, 동시에 보이차가 가지고 있는 핵심 가치 중 하나다.
○ 우아한 향기를 낳는 월향(越香)
새롭게 가공되어 나온 보이차에 들어 있는 방향류 물질은 대략 40∼50종이다. 잡향이 매우 많다. 그러나 50년 정도 보관된 보이차를 검사하면 방향류 물질이 7∼9종에 불과하다. 이는 보이차의 향기가 변한다는 것을 말한다. 또한 보이차의 후발효 과정에서 향기가 한 가지 방향으로 수렴된다는 것을 설명한다.
후발효 과정에서 방향류 물질의 중심이 되는 물질은 산화침향알코올이다. 이 물질은 일반적으로 보이차의 우아하며, 경혈을 뚫어 정신을 깨우는 향기를 낸다. 산화침향알코올은 폴리페놀, 차사포닌, 카페인 등의 많은 물질이 효소작용에 의해 천천히 전환되며 얻어진다.
○ 보이차란
보이차라는 이름은 특정한 상품의 명칭이 아니라 지명에서 유래된 것이다. 명(明), 청(淸) 시대, 서쌍판납(西雙版納)과 사모지구(思茅地區)의 옛 6대 차산(六大茶山)에서 생산된 찻잎은 당시 차 거래와 행정의 중심지인 보이부(府)에 모아져 가공·출하됐다. 보이차의 원료가 되는 윈난(雲南) 대엽종 차나무의 잎은 두툼하며 건강에 좋은 폴리페놀과 다당류가 풍부하다.
○ 생차(生茶, 청병·靑餠)
아직 발효가 되지 않은 보이차를 말한다. 시들리기와 비비기를 거친 잎차를 증기로 찐 후 압력을 주어(긴압·緊壓) 여러 가지 형태로 만들어낸 것이다. 따라서 긴압 녹차에 가깝다. 생차는 보관이 잘될 경우 오래 묵을수록 맛이 좋아지고 그 가치가 높아진다.
○ 숙차(熟茶, 숙병·熟餠)
○ 보이차 마시는 방법
도자기나 유리 등 어느 것을 써도 된다. 차를 우리기 전에 뜨거운 물을 차에 한번 부은 후 버려(洗茶) 잡냄새를 없애는 게 좋다. 이후 물을 부어 우려내면 된다. 차 우리는 시간은 처음엔 10∼20초이며, 횟수에 따라 시간을 조금씩 늘려야 농도가 너무 연해지지 않는다. 보통 7, 8회 우리면 된다.
보이차를 마시는 데 사용되는 다구는 다양하다. 차 애호가들은 다구의 미적인 부분과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자사호와 개완이 위의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는 보편적인 다구다. 보이차의 탕색을 중시하고 또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백자로 된 다구를 권한다.
최근에는 일반인들이 보이차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커피용 드립을 이용해 보이차를 마시는 방법도 개발됐다.
동양차도구연구소 소장 www.seok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