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 원유 농산물가격 곤두박질… 한국 등 글로벌 증시 동반 추락
○ 일주일 새 은값 ―26%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은(銀) 선물가격은 8% 하락한 31.1g(1온스)당 36.2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말 온스당 50달러에 육박했던 은값이 한 주 만에 30달러대로 추락한 것. 올 들어서만 56% 급등하며 31년 만의 최고치를 연일 경신한 은값은 이번 주 들어 나흘간 무려 26% 폭락하며 그간의 상승분을 빠르게 반납했다. 국제 금값도 2.2% 하락한 1481.40달러로 마감했다.
유가도 곤두박질쳤다.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8.6% 내린 배럴당 99.80달러로 마감하며 100달러 선이 붕괴됐다. WTI가 100달러를 밑돈 것은 3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하락 폭도 2009년 4월 20일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다. 옥수수(―2.84%) 대두(―2.24%) 소맥(―2.84%) 등 국제 곡물 가격도 일제히 하락했다.
○ 글로벌 증시 일제히 하락세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글로벌 증시도 출렁였다. 6일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1.45% 급락한 것을 비롯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30%) 홍콩 항셍지수(―0.44%) 등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한국 코스피도 전날보다 33.19포인트(1.52%) 내린 2,147.45에 마감해 3거래일 만에 무려 80포인트가량 추락했다. 특히 유가 하락 충격으로 국내 증시를 이끌던 화학과 정유업종이 크게 떨어지며 타격을 입었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 등 정유 3사가 5∼7%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이 미국 달러화 강세와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도 한때 1090원대로 급등했다가 전날보다 8.30원 오른 1083.20원에 마감했다.
원자재 가격 급락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촉발된 만큼 단기적으로 악재가 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원가 부담 해소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위험자산인 원자재 시장을 이탈하고 있는 투기자금들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신흥국 증시에서도 떠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