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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포항은 진화중… 한국의 바르사 꿈꾼다”

입력 | 2011-05-07 03:00:00


■ K리그 1위 질주, 포항 황선홍 감독

황선홍 감독 포항 스틸러스 제공

감독과 팀 사이에도 궁합이 있다. 축구인들은 요즘 잘나가는 포항 스틸러스와 ‘황새’ 황선홍 감독(43)을 두고 찰떡궁합이라고 말한다. 포항은 선수단 구성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데 지난해 K리그 9위에서 올 시즌 1위(5승 3무)의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황 감독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 애정

1991년 건국대를 졸업하고 독일 2부 리그에서 활약했던 황 감독은 1993년 포항에 둥지를 틀었다. 국내 첫 프로팀이 포항이었다. 지난해 말 포항 사령탑으로 컴백한 황 감독은 “포항은 내 고향 같은 팀”이라고 말했다. 2008년 프로 첫 사령탑의 인연을 맺은 부산의 재계약 제의를 뿌리치고 포항을 선택한 것은 이런 개인적인 사정과 1973년 팀을 창단해 40년 가까이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한 포항에 대한 각별한 애정 때문이었다.

○ 자부심

황 감독은 취임 후 포항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챔피언과 K리그 2위를 한 2009년과 9위로 곤두박질친 지난해를 분석한 결과 동기 결여가 문제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에는 동아시아선수권 대표팀 차출로 인한 조직력 와해와 브라질 출신 레모스 감독의 중도 사퇴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황 감독은 선수들에게 포항의 역사와 자부심에 대해 설명하고 경기 전 라커룸 보드에 ‘우리는 포항이다’는 문구를 적어두면서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승리에 집착하기보다는 5분 더 뛰고, 깨끗한 매너를 지킨다’는 등 2009년 만들어 K리그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스틸러스 웨이’도 부활시켰다.

포항이 변하자 팬들도 반응했다. K리그 평균 홈 관중 1만4757명으로 지난해(1만1174명)에 비해 32%가 증가했다.

○ 소통

요즘 포항은 프런트와 감독, 선수, 팬이 사위일체가 됐다. 이기는 경기보다는 팬들이 즐거운 경기를 해야 한다는 김태만 사장의 뜻에 황 감독도 전적으로 따르고 있다. 이런 구단의 모토를 황 감독이 선수들에게 잘 설명해 플레이를 바꿨다. 프런트는 다시 활기를 띤 지역 팬들을 흥겹게 하기 위해 매 홈경기에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놓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팬들은 스탠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 공부

황 감독은 요즘 비디오를 분석하며 밤을 새우는 재미에 빠져 있다. 소속팀과 상대팀은 물론이고 잉글랜드와 스페인 등 해외 경기도 분석해 응용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팀으로 불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같이 패싱플레이로 효율적인 축구를 하는 팀을 만드는 게 목표다. 황 감독은 2003년과 2007년 잉글랜드에 축구 유학을 하는 등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8일 친정팀 부산과 첫 대결을 하는 황 감독은 “별다른 감정은 없다. 우리 플레이를 잘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는 더 발전해야 하고 계속 진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황선홍 감독은?

△생년월일: 1968년 7월 14일
△출신교: 서울 용문중-용문고-건국대
△선수 시절 소속팀: 독일 레버쿠젠Ⅱ(아마추어·1991년), 독일 부퍼탈SV(1992년), 포항(1993∼1998년), 세레소 오사카(1998∼1999년), 수원(2000년), 가시와 레이솔(2000∼2002년), 전남(2002∼2003년), 프로 통산 134경기 73득점
△국가대표: 1988년 12월 아시안컵 일본전 데뷔,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통산 103경기 50골
△지도자 경력: 전남 코치(2003∼2006년), 부산 감독(2008∼201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