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 1위 질주, 포항 황선홍 감독
황선홍 감독 포항 스틸러스 제공
○ 애정
1991년 건국대를 졸업하고 독일 2부 리그에서 활약했던 황 감독은 1993년 포항에 둥지를 틀었다. 국내 첫 프로팀이 포항이었다. 지난해 말 포항 사령탑으로 컴백한 황 감독은 “포항은 내 고향 같은 팀”이라고 말했다. 2008년 프로 첫 사령탑의 인연을 맺은 부산의 재계약 제의를 뿌리치고 포항을 선택한 것은 이런 개인적인 사정과 1973년 팀을 창단해 40년 가까이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한 포항에 대한 각별한 애정 때문이었다.
○ 자부심
황 감독은 선수들에게 포항의 역사와 자부심에 대해 설명하고 경기 전 라커룸 보드에 ‘우리는 포항이다’는 문구를 적어두면서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승리에 집착하기보다는 5분 더 뛰고, 깨끗한 매너를 지킨다’는 등 2009년 만들어 K리그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스틸러스 웨이’도 부활시켰다.
포항이 변하자 팬들도 반응했다. K리그 평균 홈 관중 1만4757명으로 지난해(1만1174명)에 비해 32%가 증가했다.
○ 소통
요즘 포항은 프런트와 감독, 선수, 팬이 사위일체가 됐다. 이기는 경기보다는 팬들이 즐거운 경기를 해야 한다는 김태만 사장의 뜻에 황 감독도 전적으로 따르고 있다. 이런 구단의 모토를 황 감독이 선수들에게 잘 설명해 플레이를 바꿨다. 프런트는 다시 활기를 띤 지역 팬들을 흥겹게 하기 위해 매 홈경기에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놓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팬들은 스탠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황 감독은 요즘 비디오를 분석하며 밤을 새우는 재미에 빠져 있다. 소속팀과 상대팀은 물론이고 잉글랜드와 스페인 등 해외 경기도 분석해 응용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팀으로 불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같이 패싱플레이로 효율적인 축구를 하는 팀을 만드는 게 목표다. 황 감독은 2003년과 2007년 잉글랜드에 축구 유학을 하는 등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8일 친정팀 부산과 첫 대결을 하는 황 감독은 “별다른 감정은 없다. 우리 플레이를 잘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는 더 발전해야 하고 계속 진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황선홍 감독은?
△생년월일: 1968년 7월 14일
△출신교: 서울 용문중-용문고-건국대
△선수 시절 소속팀: 독일 레버쿠젠Ⅱ(아마추어·1991년), 독일 부퍼탈SV(1992년), 포항(1993∼1998년), 세레소 오사카(1998∼1999년), 수원(2000년), 가시와 레이솔(2000∼2002년), 전남(2002∼2003년), 프로 통산 134경기 73득점
△국가대표: 1988년 12월 아시안컵 일본전 데뷔,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통산 103경기 50골
△지도자 경력: 전남 코치(2003∼2006년), 부산 감독(2008∼201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