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0개 저축銀 “1조원 현금 지원”… 檢 “임직원 개인비리 수사에 한정”
“예금 안전합니다” 6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제일저축은행 가락점에서 은행 관계자들이 고객들에게 “예금이 안전하다”는 설명을 하고 있다. 최근 개인비리가 문제가 된 제일저축은행에 예금을 인출하려는 사람들이 몰리자 은행 직원은 물론이고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직원까지 각 지점에 나와 고객을 안심시키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대기표를 받아간 사람도 크게 줄었다. 서울 중구 장충동지점의 경우 4일 2400여 명이 몰렸으나 6일에는 영업을 마친 오후 5시 45분까지 오후 3시까지 대기표 발급자가 500여 명으로 급감했다. 차재수 지점장은 “4일 찾아온 예금자 중 상당수가 다시 은행을 찾지 않았다”며 “다시 온 고객 대부분도 예금 보호를 받을 수 있는 5000만 원은 그대로 두고 초과 금액만 인출했다”고 전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본점도 차분한 모습이었다. 대부분 고객은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에서 파견 나온 직원으로부터 예금보호제도에 대한 안내를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일부 고객은 “예금 인출을 통제하는 게 돈이 없어서 그런 것 아니냐”며 은행과 정부를 불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일저축은행이 업계 3위의 우량 저축은행이라는 점도 예금 인출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6일에는 10개 저축은행이 제일저축은행에 자금 지원을 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제일저축은행의 예적금을 담보로 대출을 통해 1000억 원씩 1조 원의 실탄을 지원하기로 합의한 것. 제일저축은행의 건전성이 나빴다면 상상할 수 없는 현상이라는 게 저축은행 업계의 설명이다. 제일저축은행 관계자는 “예금이 마구 인출되는 상황에서도 10년 이상 거래한 단골 고객으로부터 3일 56억 원, 4일 75억 원의 신규 예금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필요한 만큼 자금 지원을 하겠다”며 발 빠르게 대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4일 지점별로 최대 3000장이나 발급된 고객 대기표에도 ‘허수(虛數)’가 많았다. 적잖은 고객이 한 번에 4, 5장씩 대기표를 뽑아갔고, 가족이 총동원돼 수십 장씩 대기표를 받아간 사례도 있었다. 일부 지점에선 영업이 끝날 무렵 고객들이 버리고 간 대기표가 나뒹굴기도 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