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암 교차..연말 全大서 대표직 도전 예상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13일 1년간 잡았던 원내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그는 김대중 정부 2인자를 지낸 경륜에서 나온 노련함과 '개인기'를 뒷심 삼아 제1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비교적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임기 막판에 불거진 한·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처리 파동으로 타격을 입는 등 '독주'에 따른 명암이 교차했다는 지적도 있다.
원내대표 재임 기간 김태호 총리 지명자, 정동기 감사원장 내정자 등 인사청문회 대상자 4명을 낙마시키는 성과도 거뒀다.
세종시 수정안 정국을 물리적 충돌없이 이끄는 등 대여 협상력을 과시, 정치를 어느 정도 복원해냈다는 평가도 받았다.
또 2개월간의 비대위원장직에 이어 지난해 10월 손학규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손대표와 '투톱'을 이루며 당내 장악력을 높였다.
하지만 당내 계파, 여야를 넘나드는 광폭 행보는 때때로 `막후·밀실 정치' 논란을 불러왔고, 지난 연말 4대강 예산안 저지에 실패, 상처를 남겼다.
박 원내대표는 잠시 휴지기를 가진 뒤 연말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 대표직에 도전, '제2의 도약'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 공천권을 거머쥐면서 차기 대선 국면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킹메이커'가 되겠다는 뜻이다. '호남 대표-비 호남 대권주자' 조합을 염두에 뒀다는 얘기도 나돈다.
그러나 당내에서 그의 독주에 대한 견제심리도 있는 만큼 일정기간 '숨고르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의 한켠에 묻어있는 구 정치인 이미지, 당권 장악시 민주당의 '호남당' 고착화라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하는 것도 과제다.
박 원내대표는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열정을 바쳐 일했고 당의 존재감도 확인시켰다"며 "정권 교체와 재창출 경험을 핵(심부)에서 가져봤던 만큼, 내년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벽돌 한장이라도 놓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