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108명 ‘유니온’ 결성자취정보 공유-이사 품앗이
지방 출신인 연세대 2학년생 여소아 씨(20·여)는 서울에 올라온 뒤 1년여 동안 자취 하숙 기숙사 등을 전전하고 있다. 대구에서 갓 올라온 1학년 때에는 학교 기숙사에서 지냈지만 2학년이 되면서 기숙사 배정 추첨에서 떨어져 집 없이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일대를 헤매다 지금은 한 달 45만 원짜리 하숙집에서 살고 있다. “작고 허름해도 맘 놓고 지낼 수 있는 집이 있으면 좋겠지만 집 떠나온 대부분의 지방 출신 대학생은 월세 5만 원에 떠는 ‘민달팽이’ 신세예요. 비좁은 하숙집, 자취방에서 다닥다닥 붙어살지만 정작 기댈 이웃은 아무도 없어요.”
집 없는 ‘민달팽이’ 대학생들이 손을 잡고 주거 문제 해결을 고민하는 연세대 ‘민달팽이 유니온’이 5일 출범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4일까지 1차 회원 가입을 받는 동안 108명의 학생이 가입했다.
천정부지로 오른 등록금에다 신촌, 대학로 등 대학가 일대 집세도 오름세를 보여 대학생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 대학이 몰려 있는 신촌 일대 원룸은 20∼25m²(7, 8평) 크기의 경우 보통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50만 원 선이다.
민달팽이 유니온 홈페이지(www.snailunion.com) 주거정보 리뷰 게시판에는 벌써부터 자취·하숙 정보가 올라오고 있다. 벌레가 나오는지, 수돗물 압력과 방음 상태, 쾌적도 등 항목별로 자세한 평가와 함께 방 내부 사진도 올려 정보를 공유한다.
민달팽이 유니온은 연세대뿐만 아니라 서울지역 다른 대학과의 주거 네트워크를 형성해 대학생 주거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