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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플러스]‘나쁜남자’ 쿨케이 직격인터뷰 “자살까지 생각…모든 게 내 탓”

입력 | 2011-05-10 15:33:32

●군대에서 악플 내용들 다 떠올라… 휴가 때는 집에만 숨어있어
●자살 막으려 손목에 문신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여자친구를 위해 앞으로는 무조건 비공개 연애
●아픔을 알기에 위로를 해줄 수 있어…'오뚝이'같이 일어설것




쿨케이(31·김도경)는 2008년 병역기피 혐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후, 2년 뒤인 지난 해 9월 전역해 미국에서 생활했다. 제공=고센모델

그는 오히려 덤덤했다.

좋지 않은 이슈들로 유명세를 치른 뮤직비디오 감독 겸 모델 쿨케이(31·김도경).

그의 이름을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치면 '결별', '괄약근 군 기피', '허세' 등 불편한 연관 검색어가 따라붙는다.

지금은 톱스타의 아내가 된 여배우와의 요란한 결별, '괄약근 조절'을 이용한 인위적인 고혈압 판정으로 병역 기피, 미니홈피를 통해 과한 연출 사진 게재 이후 생긴 별명이다.

'문제아' 쿨케이는 어쩌자고 덜컥 O₂플러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것일까. 후드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사무실을 서성이듯 인사한 그였지만, 인터뷰를 시작하자 두 눈을 응시하며 침착하게 대답하는 모습이 마치 고해성사를 하러 온 듯 편안해 보였다.

그는 2008년 병역기피 혐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입대했다. 2년 뒤인 지난 해 9월 전역해 미국에서 생활해 왔다.

그에게 그간 어떻게 지냈느냐고 물었다. 힘들었다고 토로하는 대신 그는 "로스앤젤레스(LA)에 이민 가서 멕시코 사람들과 오렌지 따며 살까 생각했다"라고 웃으며 답한다. 분명히 평범하지는 않은 그만의 표현법은 '허세'라고 하기엔 순진해 보이고 '낙천적'이라고 하기엔 안쓰럽게도 보였다.

그간 어떻게 지냈느냐는 인사에 그는 “LA에 이민 가서 멕시코 사람들과 오렌지 따며 살까 생각했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허세’라고 하기엔 순진해 보이고 ‘낙천적’이라고 하기엔 안쓰럽게도 보였다. 제공=고센모델



▶쿨케이, 주름 많은 아저씨가 되어 돌아오다

-지금까지 어떻게 지냈나.

"군대를 제대하고 6개월간 휴식 시간을 가졌다. 이 후 패션 관련 업무 차 일이 생겨 미국 LA에 방문하다가 그곳이 좋아져 이민 가려했다. 멕시코 사람들과 오렌지 따며 살아야지 생각했는데 이 친구(현 소속사 실장)가 LA까지 와서 말리며 한국으로 데려오더라."

-한국에서 무엇을 하고 있나.

"패션 사업을 진행하고 여행 프로그램도 준비 중에 있다. 최근 화보 촬영도 했다. 촬영을 위해 7㎏ 감량 했다. 남성 캐주얼 정장 화보였다. 예전엔 정장이 영 안 어울렸는데 이제는 내 몸에 딱 맞더라. 나도 이제 아저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침상에 누우면 '군대에서 선임이랑 자겠지' 등 내게 남긴 악플 다 떠올라"

그의 이미지는 확실히 군대 가기 전 보다 아저씨다운 연륜이 느껴지긴 했다.

-군대에서 힘들었을 것 같다. 선임들이 괴롭히지 않았나.

"군대에서는 누구나 다 괴롭힘 당하는 것 아닌가. 남들보다 조금 더 힘들게 느낀 것이 있었다면 사회에서 남들보다 더 혜택을 받은 게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름 꿋꿋이 잘 이겨냈다. 유격 잘해 표창을 받기도 했다.(웃음)"

그는 군대 자랑은 사회에서 할 것이 못된다며 멋쩍게 웃어 보인다. 이어 힘들었던 기억을 회상해나갔다.

"침상에 누우면 나에게 남긴 악플이 떠올라 괴롭긴 했다. 정말 악플 하나하나 다 떠오르더라. 나는 원래 댓글을 하나하나 다 읽고 아이피까지 확인할 정도로 소심하다. 침상에 누우면 '네 여자친구는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 때, 너는 군대에서 선임이랑 자겠네!'이런 댓글이 떠올라 정말 괴로웠다."

-군 기피, 결별 등 안 좋은 일들을 겪고 가서 더 힘들었을 것 같은데

"입대 전에 면담했는데 내가 겪은 일들을 이야기하니 정신과 의사들이 여럿 찾아와 관심 병사라고 지켜봤다. 스스로도 자신이 없어서 군대 가기 전에 문신을 했다. 손목에 히브리어로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고 새겼다. 손목 혈관을 긋기 전에 깨달으라고. 손목은 군대에서 시계 볼 때, 각개전투를 할 때 등 가장 많이 보는 신체 부위이기도 하다."

-휴가 나와서는 무엇을 했나

"숨어 지냈다. 대인기피증처럼 사람들을 만나는 게 싫어 집에만 가만히 있었다."

병역법 위반, 결별 등 안 좋은 일들을 겪은 쿨케이는 입대전 손목에 문신을 했다. 히브리어로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고 새겼다. 손목 혈관을 긋기 전에 깨달으라고 문신을 한 것이다. 제공=고센모델



▶"입대 후 어머니가 전국에 군인들 심리 상담하러 다니셨다"

-왜 군대 가는 것을 거부했나?

"어린 마음에 군대가면 그동안 악착같이 만들어 놓았던 것들이 다 날아갈 것 같은 조바심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당시 나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래서인지 지금 군대 안 가려고 하는 사람들 보면 그 심정을 이해한다. 물론 이해하는 것과는 달리 군대를 안 가려했던 나의 선택은 후회하지만."

-부모님이 군대 보내고 많이 걱정했을 것 같은데.

"어머니는 임신한 가출 청소년들을 상담하는 심리 강사다. 내 고향인 제주도에서는 내가 엄마의 아들인 것을 다 안다. 그런데 군대 기피 사건이 터지고 여러 안 좋은 문제들이 생기니 어머니에게 내가 늘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다. 정말 못할 짓이었다. 어머니는 내가 군에 가자 전국 군인들을 상담하러 다녔다. 그때 어머니가 뭘 느꼈는지 알 것 같다. 서로 말은 잘 안하는데 서로의 생각을 다 안다."

▶"'젝스키스' 이재진 형 탈영 전, 나에게 먼저 털어놨다"

-치아기능 미달로 병역면제를 받은 MC몽(본명 신동현) 사건 등 병역 문제로 이슈가 되는 사람들을 보면 어떤 마음이 드나.

MC몽은 치아기능점수 미달로 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을 기피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불구속 기소됐다가 지난달 열린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됐다. 하지만 공무원시험 허위응시 등으로 입영을 연기해온 것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돼 집행유예 1년을 받았다.

"MC몽 씨 일은 무척 마음이 아프다. 내가 알기로 그 문제 터지자마자 군대 갔으면 지금 상병 꺾여 양다리 뻗고 TV 보고 있었을 것이다. 요즘 하루가 일년 같을 텐데. 나는 다행인 게 군 기피 사건으로 재판하고 판사가 바로 다음주에 입대하라고 해서 바로 가게 됐다."

-또 특별히 생각나는 연예인은 없나.

"군대에서 이재진 씨도 만났었다. 당시 이재진 씨 탈영 사건이 터지기 전이었는데 그 때 재진이 형과 군대 얘기를 했었다. 형에게 군 생활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봤는데 '뭐 어떻게 하면 나갈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나에게 말을 했었다. 근데 그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그런 식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진짜 충격이었다."

-군대 갔다 와서 바뀐 게 있다면.

"일단 주름이 생겼다. 귀여움이 사라졌고.(웃음) 내면적으로는 많이 유해진 것 같다. 예전에는 감독 생활을 하며 나이 많은 사람들을 부리다보니 웬만한 사람들의 의견은 무시하곤 했다. 참 철이 없었다. 군대 갔다 와서 스스로 많이 변했다고 느낀다."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더니 바로 어제 그 일이 일어났다"

-사업적으로도 좋지 않은 일들이 있지 않나?

"사실 개인적으로 동대문이 군대보다 더 싫다. 미국에서 패션 일을 하며 한국 패션의 속도와 흐름이 대단함을 느낀다. 내가 입고 다니는 옷들이 동대문 옷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아무도 안 믿는다. 그런데 빠른 속도만큼 여러 폐해가 생긴다. 예전에 에이미 씨가 언급한 오병진 씨와 관련한 사건도 마찬가지다.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늘 상상했었는데 그 일이 바로 어제 일어났다. 병진이 형을 만났는데 상상했던 것과 달리 내가 무척 반갑게 인사하고 있었다. 더 놀라웠던 것은 진심으로 반가웠다. 그동안 내가 많이 변했나 보다."

▶"앞으로는 여자 친구 위해 무조건 비공개 연애"

-결별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옛 애인이 유명 여배우라 파장이 컸을 텐데. 현재 심경은 어떤가.

"군대 갔다 와서 정신이 좀 이상해진 것 같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 세상과 떨어져서 2년 반 살았더니 아직 내가 세상에 속한 것 같지 않고 어떤 일도 특별히 와 닿지가 않는다. 마치 음 소거 되어 세상이 돌아가는 것처럼 나와는 멀게 느껴진다."

-현재 교제하는 이성은 있나.

"교제? 결혼할 나이이긴 하다. 여자친구가 있어야 하는데 연애할 시간이 없다. 이상형은 탤런트 이민정 씨다. 정말 예쁜 것 같다."

-여자친구가 생기면 공개할 의향이 있는지?

"절대 안 할 것이다. 나는 공개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여자친구가 안 되더라. 공개한다는 것이 참 이기적인 게 유명 여배우들은 본인의 삶을 사는 게 아니지 않나."

▶"수염은 나의 가장 큰 매력, 노홍철이 내 수염보고 따라해"

이야기를 이어가다 보니 그의 얼굴에 가득한 수염이 눈에 띄었다. 코 아래부터 귀 밑까지 무성하게 난 턱수염이 문득 궁금해졌다.

-수염은 여전하다.

"내 외모 중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남들이 잘 나지 않는 곳까지 잘 난다. 개그맨 노홍철 형의 수염도 내가 만들어 준 거다. 당시에 친했던 홍철 형이 내 수염을 보고 특이하다며 자기도 만들 수 없느냐고 상담해왔다. 그래서 내가 한 달 간 다듬어줬다. 그 다음부터는 혼자서 잘 깎더라."

-왜 수염을 기르는 것인가.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내가 20살 때 Y2K 같은 꽃미남이 인기였다. 나처럼 아침에 아무리 열심히 면도를 해도 낮 되면 퍼렇게 되는 아저씨 스타일은 인기가 없었다. 미팅에 나갔는데 아무도 관심을 안 주더라. 상처였다. 그래서 아예 수염을 길러보자고 마음먹었다. 그러니 사람들이 오히려 특이하다며 관심을 가졌다. 그때는 수염을 기르는 사람이 거의 없어 거리에 나가면 모두 나를 쳐다봤다."

-앞으로 수염을 깎을 생각은 없나.

"절대 없다. 깎으면 이상하다."

실제로 수염이 없는 것이 더 깔끔하고 괜찮을 것 같다고 제안하자 쿨케이는 "그 기대감이 좋은 겁니다. 딱 그 기대까지만"이라며 완고하게 고개를 젓는다.

-그런데 얼굴도 조금 달라진 것 같다. 혹시 성형했나?

"성형 했다! 코도 했고. 살이 빠져서 보톡스 맞았는데 영 효과가 없더라. 군대를 늦게 갔다 온 여파가 큰지 여간해서 주름이 펴지지 않는다. 눈도 점점 쳐지고. 예전엔 귀여웠는데. (웃음)"

그가 덥석 성형을 했다고 인정한다. 순수까지는 몰라도 계산적인 사람은 못되는 듯 보인다. 그런 그가 갖은 사건, 사고들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일까.

힘들었던 시간, 유승준의 위로를 받고 싶었다는 쿨케이. 인터뷰 말미 그는 “한 달 후부터 케이블 여행 채널을 통해 세계를 돌며 젊은이들의 라이프스타일과 패션스타일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공=고센모델



▶"유승준 씨의 위로가 절실했다. 이제 내가 '오뚝이'처럼 일어나 위로를 해줄 것"

-참 사건사고가 많다. 군 문제, 결별, 사업문제, 특히 힘들었던 일을 꼽으라면?

"사건이 터질 당시 사건들이 힘든 게 아니라 그렇게 사건을 만든 자신이 힘들었다. 결별이든, 군대든, 사기든 다 스스로 만든 거다. 그렇기에 그 때 그 일이 안 일어났더라면 하는 생각은 없다. 애초에 내가 바로 그런 사건을 만들어낼 인물이었기에, 꼭 그 일이 아니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아픔을 겪어야 했을 것이다."

-사람들이 쿨케이에게 가진 편견도 많은 것 같은데.

"정말 많다. 그 편견들이 무척 힘들다. 악플은 그러려니 하는데 나에 대한 지워지지 않는 편견이 참 무섭다. 아, '나쁜 남자' 이미지는 괜찮다. 그건 매력적인 것 아닌가. 여자들도 여우인 것이 매력적인 것처럼.

-다시 일어설 수 있게 견디게 해준 것이 있나.

"많이 생각을 해봤는데 특별히 없었다. 주변에서는 날 위로하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해주었다. 그런데 어머니, 아버지를 포함해 그 누구의 위로도 들리지 않더라. 그런데 딱 이 사람들이 위로를 해주면 위로가 되겠다. 유승준, 싸이, 송승헌…. 나보다 다들 연배도 많으시고 먼저 아픔을 겪은 분들이니. 유승준 씨가 영어로라도 좋으니 나에게 뭐라고 한마디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는 유승준을 콕 집어 그의 위로가 필요했다고 말한다. 그가 누구보다 자신의 아픔을 가장 잘 알 것이라는 확신의 눈빛을 가지고. 이어 그는 사연은 다르지만 다른 아픔을 겪고 이겨낸 백지영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에 백지영 씨와 작품을 같이 한 직후여서 친분이 조금 있었는데 그가 말한'힘내라' 한마디가 무엇보다 위로가 되었다. 이제 내가 그 사람들처럼 '오뚝이'가 되어 다른 사람들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일어나고 싶다."

그가 원하는 대로 그는 다른 이들에게 위로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어찌 생각하면 그가 겪은 아픔들은 그에게 자산이 될 수도 있겠다. 아직은 그를 따라다니는 것이 불편한 수식어임이 분명하지만 앞으로의 그의 행보에 따라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위로가 될 수 있을 테니.

한 달 후부터 케이블 여행 채널을 통해 세계를 돌며 젊은이들의 라이프스타일과 패션스타일을 선보일 예정이라는 쿨케이. 그는 벌써 바닥에 손을 짚고 있다. 다시 일어나 '쿨케이' 답게 당당히 걸을 그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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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