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망-노하우 부족… 고가제품 차별화도 실패음료시장 선전… ‘비타500’ ‘미에로화이바’ 히트
2008년 경남제약은 대표상품 ‘레모나’의 이름을 딴 화장품과 기능성 화장품 ‘블랑씨’를 선보였다. 두 제품 모두 ‘비타민 C를 얼굴에 직접 바른다’는 개념으로 소개됐다.
경남제약은 당시 홈쇼핑 판매까지 두 차례 시도하며 매출 올리기에 나섰다. 약국은 물론 편의점과 쇼핑몰로 판매처를 확대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하지만 경남제약은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지 6개월 만에 화장품 판매를 접었다. 판매가 저조해 더는 화장품 사업을 지속할 수 없었던 것. 경남제약 측은 “제약회사가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는 데 한계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일동제약도 3년 전 야심 차게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항산화 성분을 가진 코엔자임 큐텐 펩과 스킨케어 선블록 등 다양한 제품들을 내놓았지만 이 중 현재까지 살아남은 제품은 비타민 기능성 화장품인 ‘바비씨’ 단 1개뿐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당시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지만 유통망과 노하우가 부족해 축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웅제약 역시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화장품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전체 매출액의 1% 수준이다.
반면 음료 제품은 제약사들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광동제약의 ‘비타500’과 ‘광동옥수수수염차’가 대표적이다. 이 두 제품은 광동제약 전체 매출액의 60%를 차지한다. 현대약품의 ‘미에로화이바’도 전체 매출액의 약 15%를 차지하는 주력제품이다.
광동제약 차주엽 과장은 “광동제약이 쌍화탕 같은 ‘마시는 한방음료’를 이미 판매하고 있었던 터라 다른 음료로 사업을 확장했을 때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덜했다”며 “제품의 가격대도 1000원 남짓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었고 ‘웰빙 열풍’까지 타면서 상승세를 누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제약회사들이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음료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것이 추세가 된 만큼 사업다각화 흐름에 휩쓸리기보다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