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전북 최강희 감독(사진)은 축구계 최고의 달변가로 명성이 자자하다. 무심코 툭 내뱉는 말 속에는 항상 뼈가 담겨 있지만 늘 흥미롭고 재미있다.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레마 말랑(인도네시아)과의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예선 최종전도 다르지 않았다. 결전을 하루 앞두고 열렸던 공식 기자회견.
이 자리에서 아레마의 미로슬라프 자누 감독이 먼저 최 감독의 속을 긁었다. 전북과 아레마의 경기를 스페인 최강 클럽 FC바르셀로나와 전북의 승부로 비유했던 것.
그만큼 전북의 전력이 자신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고, 높다는 평가였지만 사실 최 감독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K리그 정상과 이미 아시아클럽 최강자로 우뚝 선 경험이 있는 전북이 바르셀로나에 크게 뒤질 건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최 감독은 자누 감독이 체코 출신이란 점에 감안, “유럽에서 아시아를 바라보는 것과 우리스스로 자신들을 바라보는 건 다르다”는 말로 회견을 끝맺음했지만 인터뷰 룸을 빠져나온 뒤 구단 관계자를 만나 또 한 마디를 남겼다.
“우리가 바르셀로나보다 못할 건 또 뭐 있어? 서로 해볼만 한 거 아냐?”
남장현 기자(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