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펀드 계좌수의 상승 반전은 주가가 2,100과 2,200 선을 불안정하게 오르내리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투자를 안 할 수도, 그렇다고 들어가기도 겁나는 상황에선 적립식 투자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근 증권업계는 주가가 떨어질 때 더 많이 사거나 올랐을 때 이익을 확보하는 식으로 ‘똘똘하게’ 투자할 수 있는 적립식 펀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 진화하는 적립식 펀드
종합주가지수가 2,000 선을 넘어선 2월 말부터 ‘파워적립식 패키지’를 팔고 있는 대우증권은 2개월 만에 이 서비스 가입계좌수가 1만 계좌를 돌파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투자자가 직접 펀드를 골라 가입하는 일반 공모형 펀드와 달리 증권사가 국내외 주식 및 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펀드 200여 개를 골라놓고 투자자에게 최대 5개까지 선택하도록 한 뒤 관리해 주는 서비스다. 주가 흐름에 따라 적립의 방법, 주기, 레버리지 옵션 등 다양한 투자 방법을 투자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삼성증권은 ‘안심 플랜’에 따라 펀드를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키핑 △베이직 △스윙 등 자신의 위험성향에 맞는 적립식 투자전략을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척척플랜 적립식펀드’도 투자자가 전략을 선택하는 적립식 펀드 서비스다. △고정형 △조건형1 △조건형2 △조건형3이 있다. 하나대투증권의 ‘서프라이즈 적립식 자동매수 서비스’는 고객이 적립식 펀드에 가입한 뒤 전월 대비 주가가 빠지면 고객이 지정한 비율만큼 투자금액을 늘려주고 주가가 오르면 약정 금액만큼 더 투자하게 된다. 미래에셋증권은 목돈관리형 펀드를 선보이고 있다. 이 펀드에 가입하면 초기에는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에 4 대 6 비율로 투자한 뒤 매달 주식형에 추가 적립한다. 만일 코스피가 10% 이상 하락하면 주식형 비중을 더 늘리고 최초 기준가격 대비 15%인 목표수익률이 달성되면 주식형이 채권형으로 전환된다.
○ 적립식 투자요령
아무리 맞춤형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어도 투자자가 시황에 흔들리면 돈을 벌긴 쉽지 않다. 유지송 신한금융투자 상품개발부 차장은 “적립식 투자자가 실패했다면 대부분은 주가 하락기에 겁나서 적립을 그만뒀기 때문”이라며 “주가 하락기에 더 사들여야 나중에 큰 과실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적립식 펀드는 만기가 됐다고 무조건 환매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만기는 최소한의 장기투자를 마련하기 위한 장치이기 때문에 만기가 아니라 자신의 자금운용 계획에 맞춰 투자기간을 정할 필요가 있다.
반드시 적립식 펀드를 선택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일반 펀드 중 자신이 잘 아는 펀드를 선택해 주가가 빠질 때마다 자유적립을 하는 것도 좋은 성과를 올리는 방법이다. 일부 투자자는 주가가 떨어질 때 수익률이 확실히 빠지는 성격의 펀드를 일부러 골라 자유 적립식으로 투자하기도 한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