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콘서트 여는 듀오 ‘원모어찬스’

지난해 결성된 남성듀오 ‘원모어찬스’의 박원(왼쪽)과 정지찬.조영철 기자 korea@donga.com
남성듀오 ‘원모어찬스’의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원모어찬스’는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대상 출신인 정지찬(39)과 박원(26)이 지난해 만든 그룹으로 ‘시간을 거슬러’ ‘자유인’ 등을 발표했다. 새로운 싱글 ‘그대를 사랑하는’이 나온 11일, 정지찬이 음악 감독을 맡고 있는 KBS JOY ‘이소라의 두 번째 프로포즈’ 녹화장인 서울 금천구 금나래아트홀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원이에게 이 노래가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정) “원곡보다 잘 불러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죠.”(박)
작업할 땐 진중하지만 이들에게 무대는 즐거운 곳. 20일부터 3일간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롤링홀에서 여는 콘서트도 ‘음악은 놀이’가 주제다. “노래를 하면 그 안에서 능청스러워지기도 하고, 연기를 하게 될 때도 있어요. 이번에도 공연장에서 TV를 보는 듯한 코너를 꾸미려고 해요.”(박)
정지찬은 요즘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싱글 음반과 콘서트 준비 말고도 ‘이소라의…’와 MBC ‘나는 가수다’의 음악 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케이블TV 티브로드에선 ‘정지찬의 With You’를 진행한다.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요즘 세간의 화제인 ‘나가수’로 옮겨갔다.
“가수가 무대에 섰을 때 앰프 위치 하나에도 민감할 수 있는데 그런 점을 미리 배려하는 게 제 역할입니다. 가수가 마음 편하게 노래 부를 환경을 만드는 거죠.” 정지찬은 매회 가수들마다 다르게 만든 곡의 효과를 극대화하면서도 전체 균형이 흐트러지지 않게 조정하는 점이 힘들다고 했다.
그는 무대 밖으로 소리가 잘 나가는지에 특히 신경을 쓴다. 가수와 연주자들의 음악이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되면 관객들의 얼굴에 감동의 표정이 고스란히 떠오르고, 그 반응을 본 음악가도 더 좋은 소리를 낸다는 것. “일곱 가수가 상대방의 무대를 보면서 더 몰입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다른 사람이라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가늠해 보는 올림픽을 보는 것 같아요.”
매주 7명이 선보이는 무대에 감동받는다는 그이지만 순위를 발표할 땐 미련 없이 무대를 떠난다. 7명 모두 그에겐 동료이거나 선후배라 등수를 알면 마음이 편치 않기 때문이다. 정지찬은 “나는 나무가 마음껏 뿌리 뻗고 자랄 수 있는 화분을 키우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