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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브레이크] 홈은 최후의 전쟁터, 죽기 살기로 덤벼라!

입력 | 2011-05-14 07:00:00

12일 ‘홈 충돌’로 본 주자-포수의 생존법칙
득점 직결…아찔한 몸싸움 ‘야구 백미’
가속도 붙은 타자, 포수보다 부상 적어
미숙한 슬라이딩 전현태, 오히려 다쳐




LG는 12일 잠실 한화전에서 1-0으로 앞서다 9회초 동점을 허용할 뻔한 위기를 넘기고 아슬아슬하게 1-0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9회초 2사 1·2루서 이양기의 좌전안타가 터졌고, 좌익수 이병규의 홈송구, 그리고 홈을 파고들던 2루주자 전현태와 포수 조인성이 충돌하면서 마지막 승부가 결정돼 긴장감과 흥미를 더했다. 이 장면은 하루가 지난 다음날에도 화제의 중심이었다.

○홈 충돌(Home Collision)은 야구의 백미

야구는 기본적으로 몸싸움이 없는 종목이다. 그러나 유일하게 몸싸움이 벌어지는 곳은 베이스다. 특히 득점과 직결되는 홈플레이트를 놓고 다투는 주자와 포수의 충돌은 야구의 백미로 꼽힌다. 바로 ‘홈 충돌(collision at home)’이다. 포수는 최후의 보루인 홈플레이트를 온몸으로 막아내고, 주자는 그곳을 함락하기 위해 몸을 내던진다. 야구에서 “주자는 포수가 할아버지라도 홈에서는 충돌을 불사해야한다”는 말도 있을 정도다. 홈 충돌은 야구에서 피할 수 없는 전쟁이다.

○조인성 “2가지를 생각하고 수비했다”

13일 목동에서 만난 조인성은 “2가지를 생각했다. 주자가 나를 밀고 들어올지, 아니면 옆으로 돌아들어가며 슬라이딩을 할지를 놓고 둘 다 준비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조인성은 지능적인 플레이를 했다. 2루주자는 등 뒤에서 날아오는 공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포수의 위치와 자세를 보고 판단을 하게 된다. 조인성은 “처음엔 홈플레이트를 비워놓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고 말했다.

‘공이 오지 않고 있다’고 주자에게 거짓 사실을 알린 것이었다. 그리고는 공을 받는 순간 왼발을 내밀며 무릎에 힘을 줬다. 그리고는 몸을 왼쪽으로 돌렸다. 자칫 달려오는 주자와 충돌하면 포수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할 수 있어 자신의 몸이 팽이처럼 돌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던 것이다.

○김동수 배터리코치가 밝히는 홈충돌

포수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넥센 김동수 배터리코치는 “잠실경기 상황을 나중에 TV로 봤다”며서 “조인성은 기본을 다했고, 전현태는 슬라이딩이 미숙했다”고 지적했다. 김 코치는 “전현태는 충돌을 하려면 충돌을 하고, 아니면 빨리 포수 옆으로 돌아들어가 홈 플레이트를 터치해야 했는데, 어중간한 위치에서 슬라이딩을 하면서 다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과거 LG 포수 시절, OB 정수근이 중전안타 때 홈으로 달려와 자신을 들이받았는데 그대로 나가 떨어졌다는 것. 잠시 기절한 뒤 일어났지만 미트에서 공이 빠지지 않도록 움켜쥐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는 “덩치가 작은 정수근이지만 달려오는 속도 때문에 부딪치면 포수가 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포수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충돌 상황을 가정해 수비훈련을 한다”고 최후의 보루를 지키는 포수의 고충을 설명했다.

목동 |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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