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홈 충돌’로 본 주자-포수의 생존법칙득점 직결…아찔한 몸싸움 ‘야구 백미’가속도 붙은 타자, 포수보다 부상 적어미숙한 슬라이딩 전현태, 오히려 다쳐
LG는 12일 잠실 한화전에서 1-0으로 앞서다 9회초 동점을 허용할 뻔한 위기를 넘기고 아슬아슬하게 1-0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9회초 2사 1·2루서 이양기의 좌전안타가 터졌고, 좌익수 이병규의 홈송구, 그리고 홈을 파고들던 2루주자 전현태와 포수 조인성이 충돌하면서 마지막 승부가 결정돼 긴장감과 흥미를 더했다. 이 장면은 하루가 지난 다음날에도 화제의 중심이었다.
○홈 충돌(Home Collision)은 야구의 백미
○조인성 “2가지를 생각하고 수비했다”
13일 목동에서 만난 조인성은 “2가지를 생각했다. 주자가 나를 밀고 들어올지, 아니면 옆으로 돌아들어가며 슬라이딩을 할지를 놓고 둘 다 준비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조인성은 지능적인 플레이를 했다. 2루주자는 등 뒤에서 날아오는 공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포수의 위치와 자세를 보고 판단을 하게 된다. 조인성은 “처음엔 홈플레이트를 비워놓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고 말했다.
‘공이 오지 않고 있다’고 주자에게 거짓 사실을 알린 것이었다. 그리고는 공을 받는 순간 왼발을 내밀며 무릎에 힘을 줬다. 그리고는 몸을 왼쪽으로 돌렸다. 자칫 달려오는 주자와 충돌하면 포수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할 수 있어 자신의 몸이 팽이처럼 돌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던 것이다.
포수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넥센 김동수 배터리코치는 “잠실경기 상황을 나중에 TV로 봤다”며서 “조인성은 기본을 다했고, 전현태는 슬라이딩이 미숙했다”고 지적했다. 김 코치는 “전현태는 충돌을 하려면 충돌을 하고, 아니면 빨리 포수 옆으로 돌아들어가 홈 플레이트를 터치해야 했는데, 어중간한 위치에서 슬라이딩을 하면서 다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과거 LG 포수 시절, OB 정수근이 중전안타 때 홈으로 달려와 자신을 들이받았는데 그대로 나가 떨어졌다는 것. 잠시 기절한 뒤 일어났지만 미트에서 공이 빠지지 않도록 움켜쥐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는 “덩치가 작은 정수근이지만 달려오는 속도 때문에 부딪치면 포수가 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포수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충돌 상황을 가정해 수비훈련을 한다”고 최후의 보루를 지키는 포수의 고충을 설명했다.
목동 |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