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정부인사라도 ‘굿맨’은 밀어주고…부시가 10년전 임명한 FBI 국장, 오바마 ‘임기 2년 연장’ 의회 요청
그는 공화당 출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임명한 이른바 전 정부 사람이지만 전문성을 바탕으로 매끄럽게 일을 처리한다는 점에서 초당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2001년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단 한 명의 반대 표도 없이 만장일치로 인준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뮬러 국장은 10년간 FBI를 이끌면서 황금률(gold standard)을 만들었다”며 “법 집행과 국가안보 수호에 흠잡을 데 없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그의 철저한 자기관리도 고위공직자로서 항상 전범이 되어왔다. 그는 골프를 좋아하지만 부인 이외에는 누구와도 골프를 같이 치지 않을 정도로 자기관리에 엄격하다.
미국이 FBI 국장 임기를 10년으로 제한한 것은 초대 FBI 국장으로 활동한 에드거 후버 전 국장이 FBI 권력의 사유화에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FBI 전신인 법무부 검찰국장 시절부터 48년 동안 사실상 종신 국장으로 재직한 후버는 FBI를 정치 사찰에 활용하면서 개인의 영향력을 키우는 데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10년 임기를 채운 FBI 국장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 동료의원이라도 ‘배드맨’ 안봐주고… ▼
윤리 위반한 의원 사퇴했는데도 상원 윤리위, 법무부에 수사 촉구
미국 상원 윤리위원회 바버라 복서 위원장은 12일 네바다 출신의 공화당 존 엔사인 전 의원(53·사진)의 연방선거법과 의회 윤리규정 위반 의혹 사건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사법당국의 수사를 촉구했다. 미 의회에서 전현직 의원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 것은 1995년 이후 처음이다.
그럼에도 상원 윤리위는 계속 조사를 벌여 이날 보고서를 발표한 뒤 이를 사법당국에 통보한 것. 상원 윤리위는 엔사인 전 의원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혼외정사 상대 유부녀의 남편을 로비회사에 취업시키는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하고 조사가 시작되자 증거가 될 만한 e메일을 지우고 관련 자료와 문서를 폐기했으며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거짓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또 엔사인 전 의원의 부모는 9만6000달러를 상대 부부에게 사건 무마용으로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윤리위는 이 사건을 조사하면서 특별조사관을 임명해 무려 72명의 증인을 인터뷰하는 등 광범위한 조사를 벌였다. 윤리위가 밝힌 엔사인 전 의원의 혐의는 모두 8가지로 보고서 분량만 75쪽에 이른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