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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콴유-고촉통 동시 사퇴… 싱가포르 정치 새 시대 성큼

입력 | 2011-05-16 03:00:00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이자 초대 총리로 사실상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온 리콴유(李光耀·87·사진) 선임장관이 14일 내각에서 물러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2대 총리를 지낸 고촉통(吳作棟·70) 전 총리도 선임장관에서 물러나겠다고 함께 발표했다. 두 사람은 이날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젊은 세대를 위한 때가 왔다”고 밝혔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싱가포르에 정치인 세대교체 등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리 선임장관의 내각 사퇴는 7일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집권 인민행동당(PAP)이 전체 87석 중 81석을 차지했지만 야당인 노동당(WP)도 역대 최대인 6석을 얻은 뒤 나왔다. 정부 지지율에 대한 조사가 허용되지 않아 사실상 ‘정부 신임도’로 간주되어온 총선 득표율도 2001년 75%에서 2006년 67%로 떨어진 데 이어 이번에는 60.1%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리 선임장관은 이번 총선에서는 야당이 후보자를 내지 않아 무투표 당선됐다.

리 선임장관의 아들로 현 총리인 리셴룽(李顯龍·59)은 곧 새로운 내각을 구성할 예정이다. 리 선임장관은 1959년 총리에 올라 1990년에 물러날 때까지 31년간 총리로 재임했다. 그는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선임장관’ 또는 ‘스승장관’이라는 직함으로 사실상 최고 실력자로 영향력을 행사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