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70∼90P 떨어져야 대박… 당일 주가 43P 하락에 그쳐
지난해 11월 11일은 코스피200지수 옵션 11월 만기일이었다. 이날 증시 마감이 임박한 오후 2시 50분부터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1조8042억 원 순매도로 돌변하면서 옵션시장이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코스피200지수를 팔 수 있는 권리(풋옵션)를 샀던 일부 투자자는 최대 240배의 대박을 터뜨렸다. 지수가 추락하면서 당초 팔겠다는 행사가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비싸진 덕분이었다.
주범 김모 씨는 사제폭탄을 터뜨려 주가를 끌어내리면 미리 사둔 풋옵션을 통해 지난해 ‘11·11 대박’과 비슷한 엄청난 수익을 거둬 그동안의 투자손실을 거뜬히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옵션 만기일인 12일을 골라 오전 11시경 코스피200 풋옵션상품 2개에 각각 3000만 원과 2000만 원을 투자했다. 만약 이날 코스피200이 사제폭탄 폭발의 영향으로 김 씨가 사둔 옵션상품 2개의 지수 밑으로 떨어졌다면 적어도 수억 원의 수익을 올렸을 것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오사마 빈라덴 사망과 관련된 테러라는 소문이 퍼져 투자심리가 심각하게 위축돼 지수가 곤두박질친다면 김 씨가 천문학적인 수익을 얻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