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21km ‘씽씽’… 엔진 소음도 거의 없어

1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자유로를 거쳐 임진각 평화누리까지 약 40km 구간에서 국내 첫 중형 가솔린 하이브리드 차량인 K5 하이브리드를 몰아봤다. 하이브리드 전용 누우 2.0L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 30kW급 전기모터를 병렬로 연결했다. 엔진 출력은 150마력, 전기모터 출력은 41마력이며 공인 연비는 L당 21km다.
시동은 조용하게 걸렸다. 시속 20km 이하의 저속에서는 전기모터로만 차가 움직이기 때문에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가속페달을 부드럽게 밟으면 시속 50km까지도 전기모터로만 차가 구동됐다. 이 때문에 보행자들에게는 차가 지나간다는 걸 알리기 위해 외부에서 들리는 가상 엔진음을 넣었다. 경제운전을 돕는 대시보드의 ‘에코 가이드’와 엔진이 구동되는지, 전기모터가 움직이는지, 배터리가 충전되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는 다소 지루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운전을 즐겁게 만들어줬다.
‘에코모드’를 켜고 일반적인 운전을 했더니 시승 구간에서 연비가 L당 16.4km가 나왔다. 성인 2명이 탔고 에어컨은 켠 상태였다. 하지만 이날 이 시승 코스를 달린 차량 중에는 연비가 L당 25.8km까지 나온 차도 있었다. 기아차 측은 30여 대의 시승 차량 중 약 70%가 L당 20km가 넘는 연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디자인은 예전의 ‘K5’와 같다. 그러나 연료소비효율은 완전히 달라졌다. 기아자동차는 ‘K5 하이브리드’ 판매를 통해 하이브리드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기아자동차 제공
K5 하이브리드의 판매가격은 2925만∼3195만 원이며 이는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최대 감면 금액인 130만 원이 반영된 금액이다. 차 가격은 일반 모델에 비해 약 300만 원 비싸지만 1년에 2만 km를 주행하고 휘발유 값이 L당 1950원일 때 모델에 따라 2년 7개월∼3년이 지나면 추가 비용은 뽑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이브리드 부품의 보증기간은 6년, 12만 km로 경쟁 차종인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의 5년, 8만 km보다 길다. 뒷좌석과 트렁크 사이에 위치한 배터리 때문에 트렁크 공간이 좁은 것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다.
고양=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