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가치투자의 아버지라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말이다. 그의 말은 ‘진리’이지만 사실 기업가치 판단을 위해선 미래의 성장성을 안 볼 수 없기에 현실적으로 이게 녹록한 과제는 결코 아니다. 특히 지금처럼 세상의 변화가 무쌍한 시기에 그 누군들 앞으로 2, 3년 후의 수익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그나마 다음과 같은 범주에서 향후 가치가 변할 기업들을 타진해 보는 게 최선일 뿐이다.
첫째로는 역시 수출기업의 가치개선 가능성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수기업이 모두 성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의 확장성을 지닌 수출 쪽에서 성장주를 찾는 것이 확률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뜻이다. 현재 50%가 넘는 우리의 총수출 대비 경상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당분간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신흥국의 근원적인 성장동력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해외 어디선가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우리의 ‘독한’ 수출기업들을 매수해야 한다. 2분기 수출호조 산업에 다시 시선을 집중해야 할 이유다.
셋째로 향후 기업가치 개선의 원천이 되는 기술력에 대한 평가 문제다. 위대한 성장기업들은 대개 주변 경쟁업체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성장인자를 지니고 있다. 성장주의 영원한 스승인 필립 피셔의 말이다. 기업이 지닌 기술 가치를 잘 평가하는 것이 질 좋은 성장주를 찾는 핵심이다. 앞으로 매출을 늘릴 신제품이나 신기술의 잠재된 가치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종합하면 앞으로도 시장은 끝없는 주가 차별화를 일으킬 것이다. 지금까지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더 오르는 경우, 이제부터 주가가 본격적으로 거꾸로 가는 경우,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성장주가 나타나는 경우…. 이런 범주에서 주가는 계속 간극을 벌려갈 것이다. 어떤 성장요인이 기업 수익을 더 키울 수 있다면 단지 절대주가가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그 주식을 피할 이유는 없다. 또 아무리 낯설어도 성장성을 믿는다면 용기를 내서 안 살 이유가 없다. 아무튼 성장성이란 이름의 추를 지닌 가치저울에 종목들을 하나씩 세심히 달아봐야 한다. 이것이 특히 주가가 많이 오른 요즘 같은 장세에 살아남는 지혜일 것이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