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공손추는 맹자에게, 공자 문하의 여러 제자 가운데 어떤 반열에 속한다고 생각하시느냐고 물었다. 공자의 제자들은 크게 보아, 성인 공자의 일부분을 지닌 자하, 자유, 자장과 성인의 전체를 갖추되 미약한 염우, 민자, 안연의 두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다. 공손추의 이 질문에 대해, 맹자는 그 몇 분이 이른 경지를 자처하고 싶지 않았기에 ‘잠시 이 문제를 버려두라’고 대답했다.
竊聞之는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라는 謙語(겸어)로, 竊은 ‘가만히, 사적으로’라는 뜻이다. 有聖人之一體는 성인의 한 肢體(지체)를 지니고 있다는 말이다. 具體而微는 성인의 肢體를 모두 갖추고 있되 廣大(광대)하지 못하고 왜소하다는 말이다. 敢問所安의 敢問은 尊者(존자)에게 여쭐 때 사용하는 상투적인 표현이다. 所安은 ‘이런 정도면 괜찮다고 여겨 편안히 자처하시는 바’란 뜻이다. 姑舍是의 舍는 버릴 捨(사)와 같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