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안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5월 17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까치하면 보통 길조로 알려져 있는데요. 전신주 위에 있는 까치집만큼은 큰 골칫거리라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신광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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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택가 골목길. 전신주 앞에서 공사가 한창입니다.
공들여 지은 집이 우수수 아래로 떨어지자 집을 잃은 까치가 옆 전신주로 옮겨 소리를 지릅니다.
(인터뷰) 신현승 / 한국전력 영등포지점
"산란기다보니까 알도 많이 나오고 새끼도 나오고 그렇습니다. 그런 거 만날 때는 마음이 좀 안 좋습니다."
한국전력 직원들이 까치와의 전쟁에 나선 이유는 까치로 인한 정전사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까치 등 조류로 인해 5분 이상 정전이 되는 건수는 전국적으로 매년 60~70건에 달합니다.
(스탠드업) 신광영 기자 / 동아일보 사회부
"철거된 까치집 잔해를 보니까 이렇게 철사 뿐 아니라 옷걸이까지 군데군데 섞여있습니다."
한전은 그동안 까치로 인한 정전을 막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했지만 번번이 허사로 돌아갔습니다.
(인터뷰) 박준근 / 한국전력 영등포지점 설비관리팀
"진드기, 덫 별의별 방법이 동원됐지만 까치의 우수한 학습능력 때문에 모든 게 실패로 돌아가고"
한전은 까치가 둥지를 지어도 전선과 닿지 않도록 전주 시설을 개조하는 새 공법을 도입했습니다.
한전은 매년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전주 시설 개조하고 있지만 까치 정전을 막을 근본적 대책은 아직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신광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