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대한민국을 껴안고 날아오르는 절호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넓은 창공에 퍼져 나갔다. 그는 “대구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이런 생각을 하니 마치 ‘장자’에 나오는 대붕(大鵬)이 거대한 날개를 펴고 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유치 이후 뭐가 달라졌나.
“개인적인 삶도 그렇고, 공동체의 삶도 그렇고 어떤 결정적인 전환점이 있을 때 크게 발전하는 거 아니냐. 그냥 막연하게 열심히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지금처럼 지구촌 시대에는 더욱 그렇고. 나는 ‘더 큰 대구, 더 큰 대한민국’을 늘 생각하는데 말을 쉽지만 딱 부러지게 길을 열어젖히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대회 유치 전에는 반드시 유치해야겠다는 집념으로 모든 힘을 쏟았고, 유치를 이룬 뒤에는 이 대회를 발판으로 뛰어올라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절실해졌다. 대회가 다가올수록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깊어진다.”
―대구에 어떤 도움이 되나.
“어떤 도시도 그렇고 국가도 마찬가지다. 자기들끼리 이불 속에서 만세 부르며 자화자찬 해봐야 소용없다. ‘밖에서’ 알아줘야 객관적인 신뢰가 쌓이는 것이다. 밖에서 브랜드 가치를 알아줘야 기업도, 투자도, 관광객도 즐거운 마음으로 올 수 있다. 우리가 물건을 살 때 늘 겪는 것이지만 브랜드를 구입하는 것 아니냐. ‘이 회사 제품이라면 믿을 수 있다’는 느낌이 들면 장바구니에 넣는다. 정부에도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있듯이 개인이나 지역, 국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다 알지만 구체적으로 높여나가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돈을 쏟아 붓는다면 도움이 되겠지만 반드시 예상대로 되지 않는 게 바로 이런 일이다.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치면 많은 대구시민과 기업인들이 명함에 ‘2011 세계육상대회 개최 도시’를 새기고 대구를 찾는 국내외 사람들에게 이를 다양하게 각인시킬 것이다. 이런 게 바로 신뢰이고 공신력이며 자신감이다. 대구의 든든한 사회간접자본이 될 게 틀림없다.”
―시민과 국민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 김범일 대구시장
△1950년 경북 예천 출생
△경북고-서울대 상대-미국 남가주대 행정학 석사
△행정고시 12회 △총무처 공보관 △대통령 행정비서관
△행정자치부 기획관리실장 △산림청장 △대구시 정무부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