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 붙은 옷… 끈없는 신발… 자살 감시NYT “상호 합의 주장할듯”
성폭행 미수 혐의로 뉴욕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도니미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미국 교정당국으로부터 ‘자살감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트로스칸 총재의 변호인들은 사건 발생 자체를 부인하던 기존 주장과 달리 (호텔 여종업원과의 사이에 이뤄진 일은) 강압이 아니라 상호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는 주장을 펼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뉴욕 라이커스 아일랜드 구치소에 수감된 스트로스칸 총재가 15분에서 30분마다 검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자살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바지와 상의가 하나로 붙은 ‘점프 슈트’를 입고 있으며 끈이 달리지 않은 신발을 신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트로스칸 총재가 자해를 시도한 흔적은 없으며 건강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프랑스 등 외국에서 미국 사법당국이 유죄가 확정되지도 않은 스트로스칸 총재에게 수갑을 채우고 법정 심리장면까지 언론에 공개하는 등 너무 가혹하게 다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는 것과 관련해 뉴욕 법조계 인사들은 “그가 일반 피의자와 똑같은 대접을 받고 있을 뿐 관례를 벗어난 모욕적인 처우는 없다”고 반박했다.
또 16일 첫 법원출두 당시 재판정에 TV 카메라를 허용한 것과 관련해 브루클린 형사법원에 재직하고 있는 한국계 대니 전 판사는 “주 법원 판사는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아 언론에 공개해야 한다고 판단할 경우 검찰, 피의자 양측의 동의를 얻어 카메라의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약, 금융사기 등을 다루는 연방 법원은 카메라 허용이 금지돼 있지만 주 법원에서는 판사의 재량으로 카메라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스트로스칸 총재가 라이커스 아일랜드 구치소 독방에 수감된 것에 대해서도 “라이커스 구치소는 유명인사에게 위해를 가하는 잡범이 많다”며 “독방 수감은 오히려 피의자를 보호하는 조치”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2008년 스트로스칸 총재가 유부녀였던 부하 여직원과 맺었던 부적절한 관계는 당초 ‘합의’로 알려진 것과 달리 그의 강압에 의한 것이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2008년 당시 IMF의 서아프리카 지부 책임자였던 부하 여직원 경제학자 피로스카 나지 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이 드러났지만 IMF 집행이사회는 조사 결과 두 사람의 관계가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IMF의 조사 결과를 잘 아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나지 씨는 당시 스트로스칸 총재의 영향력이 너무나 강했고 지위가 높았기 때문에 사실상 이를 거부하지 못하는 등 강압적인 느낌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