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한국여성에 외제차 3대 사줘… 5년간 카지노서 날린 돈 200억원
‘한국 생활 5년여 만에 카지노에서 날린 돈만 200여억 원, 검찰이 밝힌 뇌물 액수 53억 원, 서울 청담동의 호화빌라 거주, 승무원 출신의 한국 여성과 살림….’
인천지검 특수부(부장 윤희식)가 18일 구속기소한 중국 둥팡항공 황모 한국지사장(54·중국인)의 초호화판 한국 생활 모습이다.
인천지검은 이날 거래업체에 업무상 특혜를 주고 53억 원을 받은 황 지사장 등 2명을 구속기소하고 황 지사장에게 돈을 건넨 항공화물주선업체인 D사 황모 사장(56) 등 8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이후 두 사람은 둥팡항공이 중국행 화물운송물량 중 60∼80%를 D사에 밀어주는 조건으로 거액의 리베이트를 주고받기로 공모했다.
황 사장은 실제 지급하지도 않은 유류할증료를 낸 것처럼 회계장부를 꾸미는 등 운임료를 부풀려 회사에 청구하는 방법으로 회삿돈 370억 원을 더 받아내 이 중 53억 원을 황 지사장에게 전달했다.
황 지사장은 이렇게 받은 돈으로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서울 역삼동의 한 외국인 전용카지노에 출입했으며 5년여 동안 무려 200억 원이 넘는 돈을 잃었다. 검찰이 범죄 행적을 쫓은 결과 환전한 돈만 400억 원이었고 잃은 돈은 200억 원에 달했다. 이 때문에 검찰은 황 지사장이 또 다른 업체에서도 돈을 받았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 중이다.
황 지사장은 중국에 부인이 있음에도 한국에서 둥팡항공 출신의 한국인 여승무원과 살림을 차렸고 딸(5세)까지 낳았다. 황 지사장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40억 원을 호가하는 297m²(약 90평) 크기의 호화빌라에서 살았으며 이 여성에게는 벤츠 등 외제차 3대를 사줬다.
그가 한국 검찰에 구속기소되자 중국 언론은 비상한 관심을 보였으며 그가 한국에서 처벌을 받고 중국으로 돌아오면 사형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부장은 “이번 사건은 OECD 뇌물방지협약에 근거해 외국인을 구속하고 뇌물을 건넨 한국인을 정식재판에 회부한 보기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