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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태화강에 고래가 나타났다

입력 | 2011-05-19 03:00:00


26일부터 4일간 열리는 울산고래축제를 위해 실물 크기로 특별 제작한 고래모형이 18일 태화강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모형은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에 새겨져 있는 고래잡이를 재연하는 데 사용된다. 울산시 제공

‘태화강에 웬 고래?’ 18일 울산 태화강에 귀신고래가 나타났다. 크기는 길이 16m, 높이 3m에 이른다. 울산고래축제추진위원회 주최로 26∼29일 태화강과 장생포 일원에서 열리는 ‘2011 울산고래축제’를 위해 특별 제작된 고래 모형이다.

이번 축제는 차별화된 행사가 많이 열리는 것이 특징. 고래모형은 축제 기간 동안 태화강에서 펼쳐질 선사(先史) 고래잡이 재연 행사에 사용된다. 선사인 18명이 목선을 타고 노를 저어 바다로 나가 고래를 잡은 뒤 끌고 오는 장면이 그려진 울산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를 흉내 내는 것. 고래모형은 축제가 끝나면 선암호수공원에 띄워 둘 예정.

‘한국계 귀신고래’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한 미국 탐험가 로이 채프먼 앤드루스(1884∼1960) 흉상도 축제 하루 전인 25일 오후 2시 장생포에 세워진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영화 ‘인디아나 존스’ 모델로 알려진 그는 1912년 고래를 추적하다 당시 포경 전진기지였던 장생포를 방문해 1년간 생활하며 한국계 귀신고래를 발견했다. 26일 오후 3시부터 고래연구소 회의실에서는 앤드루스 울산 방문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도 열린다.

개막공연에는 시민들도 참여한다. 울산시민 가운데 희망자 50여 명이 배우와 함께 ‘고래, 태화강을 품다’라는 제목으로 26일 오후 7시 50분부터 80분간 공연을 펼친다. 축제 기간에는 640t급 고래관광크루즈선(400명 정원)도 운항한다.

장생포 인근 신화마을에서는 미술대회가 열린다. 돌고래 세 마리가 있는 장생포의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28, 29일 고래 먹이주기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28일 오전 11시부터 장생포 복지회관에서 한국과 일본 요리연구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고래고기 맛 자랑 대회도 열린다. 고래축제추진위 최낙은 사무국장은 “올해 고래축제는 관람객들이 주인공이 되도록 꾸몄다”며 “고래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프로그램도 많이 준비했다”고 말했다.

울산은 러시아 태평양 포경회사가 1899년 태평양 일대에서 잡은 고래를 해체하는 장소로 장생포항을 선정하면서 포경기지로 자리 잡았다.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에 의해 상업포경이 금지되기까지 장생포에는 포경선 50여 척이 국내 고래 소비량의 80% 이상을 충당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